[현장 르포] 텅빈 스타벅스와 폐업 공포에 빠진 동네 카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날 자영업자 한숨 늘어 / 매출은 20분의 1로 줄고 배달도 힘들어?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지난 30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다. 이는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해 시민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수도권의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고,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 이후 야간 영업이 제한됐다.
기자는 이날 서울 시내의 백화점 등을 방문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른 유통가현장을 취재했다. 첫날 주말을 즐기려는 이들로 붐볐어야 할 백화점,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소규모 카페 등은 한산했고, 운영의 제한이 없는 베이커리, 배달업체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날 백화점, 스타벅스 한산
백화점 입구는 자동 AI열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었고, 백화점 내부에서도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할인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 번 더 AI열감지기를 통해 열체크를 해야 했다.
백화점은 매장과 푸드코트, 식당가 모두 한산했지만, 시식 없이 바로 포장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베이커리 코너에는 사람이 몰렸다.
같은 날 서울 시내 지하철역 근처 스타벅스는 백화점보다 더 철저하게 방문자 관리를 하고 있었다. 입장하기 위해서는 직원이 방문자 열체크를 하고, 고객의 휴대폰 카카오톡 앱을 통해 QR코드를 찍은 뒤 입장을 시켰다. 수기로 고객 정보를 적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방문자 정보를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역 근처 매장이라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던 매장이었지만, 30일 오후에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했기에 한산했고, 테이블과 의자는 모두 매장 한편에 몰아둔 상태였다.
서울 시내 지하철역 부근 술집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날 예정인 9월 6일까지 휴업을 하겠다고 안내문을 붙여두거나, 술집의 메뉴 등을 배달하고 있음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 자영업자들 “임대료 걱정 넘어서 폐업 공포” 호소/배달기사 못구해 배달은 포기
카페, 음식점 등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 고객들의 발길이 줄자 높은 임대료가 걱정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폐점'의 공포도 숨기지 않았다.
오피스 상권에 100평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뉴스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피스 상권이라 평소에도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은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매출이 저조한 편이었는데,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시행과 매장 내 영업 불가로 매출 타격이 극심하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9월 6일이 지난다고 해도 언제 끝난다는 보장도 없다 보니 매장을 접어야 하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A씨는 임대료만 1000만원 가량 내고 있는데, 코로나19 이전 평일 하루 매출은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라 임대료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30일 하루 매출이 10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는 "당분간은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지 몰라도 몇 개월만 뒤엔 매장을 운영하기 힘들 것 같다"고 호소했다. 매출의 이전의 2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신림동 근처에서 10평대의 소규모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테이크아웃 영업이 방역을 위한 최선의 조치라는데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방문록 작성 등에 어려움이 있다”며 “매장에서 식사하는 것도 아니고, 커피 한 잔 사러 온 고객에게 신분증까지 대조해 방명록을 작성하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씨는 평소 디저트와 커피 등을 배달 앱 등을 통해 배달을 해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첫날인 30일에는 배달기사가 없어 배달하지 못해 지난주보다도 매출이 더 줄었다고 말했다.
B씨는 “매장에서 배달 앱을 통해 배달기사가 하루에 몇 개의 콜을 받았는지 볼 수 있게 되어있는데, 평소 100콜 받는 배달기사가 어제는 400콜까지 올라 있었다”며 “평소 배달기사를 부르면 15~25분 내로 매장에 방문해주지만, 어제의 경우 60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하루 배달 장사는 접었다”고 전했다.
이어 B씨는 “음식의 경우 고객들이 60분의 대기시간을 기다려 주기도 하지만, 커피나 디저트 같은 경우는 60분을 기다려 받겠다는 고객은 없다”며 “어제는 배달비도 올라있었고, 오히려 느린 배달로 가게 이미지도 나빠지고 단골을 잃게 될 것 같아 배달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카페 및 음식점에 테이크아웃 및 배달을 하라고 조치를 내렸지만, 사실상 배달기사들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몰려드는 주문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소규모 음식점이나 카페들이 배달을 포기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신촌, 홍대, 강남 등에 방탈출 업장을 운영하는 C씨는 “주말에 한 매장에서만 매출이 300만원 이상 나오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가장 매출이 좋았던 매장의 하루 매출은 60만원으로 평소의 20%대로 떨어졌다”며 “홍대 매장은 주말인데도 예약이 거의 없어서 9월 6일까지 일시휴업을 하기로 했는데, 그 이후에도 이전처럼 사람이 늘어날지는 모르는 상황에 임대료 걱정에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해당 매장은 폐업을 해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첫날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늘었다. 정부의 지원 없이, 거리두기 시행 기간이 길어지면 자영업자들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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