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꿈틀하는 은행주, 단기 상승에 그칠까?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8.21 17:31 ㅣ 수정 : 2020.08.21 17:52

은행주가 결정하는 NIM 저점은 언제…3분기 vs 4분기 / 금융당국 배당 규제는 우려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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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초저금리 기조와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 하락 등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은행주가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들면서 단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지주의 2분기 깜짝 실적과 코로나 금융지원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등의 이유로 은행주가 반등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NIM 저점 시기와 그에 따른 은행주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은행 배당 규제는 은행주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 기조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그간 부진했던 은행주가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들면서 단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매일경제TV 화면 캡쳐]
 

■ 은행주, 8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 차지…KB금융 3위, 신한지주 9위 / 금융지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은행주 관심↑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의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권 종목 3위에 KB금융, 9위에 신한지주가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규모는 각각 1445억원, 497억원에 달한다.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봤을 땐 KB금융(1292억원)이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오르면서 LG전자(1215억원)와 셀트리온(1131억원)을 제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408억원)는 8위를 기록했다.

앞서 외국인 투자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은행주를 대거 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도는 195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많이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7월 들어 순매수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은행권이 2분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수익성을 회복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6876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를 18.4%(1068억원) 상회했다. 뒤이어 KB금융지주가 14.2%(1221억원), 신한금융지주가 5.5%(455억원) 웃도는 실적을 냈다. 지방 금융지주 중에서는 BNK금융지주가 업계 전망치보다 25.7%(354억원) 많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코로나 충격과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등을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컨센서스를 보수적으로 잡았으나, 금융지주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자 은행주로 관심이 모이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를 꾸준히 주문한 것도 한몫 했다.

앞선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 등의 금융지원을 늘리면서 손실흡수능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자, 정부가 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주문해 선제적으로 대비시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 하반기 은행주 주가 NIM방어에 달려 / 은행주 단기적 강세에 그칠 것 vs 은행주 비중 늘릴 타이밍

업계에서는 은행주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주가와 직결되는 NIM이 언제 저점을 찍을 지 예측 시점이 상이하다.

일단 2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NIM은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KB금융지주가 1.84%에서 1.74%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84%, 1.58%로, 1분기보다 5bp(1bp=0.01%포인트(p))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만 유일하게 전분기와 같은 1.62%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2분기에는 시중은행의 비이자부문이 꽤 선전했지만 NIM은 4분기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마진 하락 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은행주는 단기적 강세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하나금융 리서치센터는 “은행권이 NIM 저점을 3분기에 앞당겨 찍을 것“이라며, “기업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들의 NIM이 6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은행주 투자 비중을 확대할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7월부터 은행들의 대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이미 장기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가 NIM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 금융당국의 은행 배당 제한 규제…겨우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 빠질까 우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은행 배당을 제한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주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원래 은행주는 배당성향이 높은 편으로, 연말 배당시즌에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약해진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의 일환으로 배당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해 왔다.

실제로 지난 4월 윤석헌 금감원장은 ‘위기대응 총괄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건전성감독청(PRA) 등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 배당금 지급 중단 등을 권고하고 글로벌 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도 이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9일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하나금융지주에 중간 배당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총 1460억원 수준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배당 제한을 ‘구두 권고’ 수준에서 ‘요구’로 격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겨우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의 대거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A씨는 “은행은 외국인 주주 비중이 큰 편인데 배당을 축소하게 된다면 투자자들이 빠지면서 주가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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