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시대(14)] '타다' 대체한 차량호출 플랫폼 ‘파파’ 운전기사, 문호 열려있지만 경제적 보상은 미약?
파파크루, 다양한 고객맞춤형 서비스에 상응하는 고객상대 '감정노동' 필요
20세기의 노동자는 기업에 소속됐다. ‘기업 노동자’는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했고, 소속된 기업을 발전시켰다. 이제 기업노동자는 감소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달노동자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을 포함한 지식노동자들도 각종 플랫폼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이미 글로벌 노동시장의 중심에 도달했다.이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하는 경제주체는 플랫폼 자체이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맞물려 빚어내고 있다.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와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삶의 근원적 변화’가 인공지능(AI)에 의한 ‘기존 일자리의 격감’이라는 복병을 만남으로써 가속화되는 거대한 전환이다. 뉴스투데이는 도처에 존재하는 플랫폼 노동 현상(1부)과 그 경제사회적 의미(2부) 그리고 정책적 과제(3부)에 대한 연중기획을 통해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저 두 아이를 데리고 타야하는데 짐이 많아서요 픽업 가능한가요?”
두 아이의 엄마인 A씨는 장롱면허를 소지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일이 있어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도 다분하다. 특히 올해 장마 기간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아이와 이동하는 거리가 조금만 멀어도 곤욕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유모차를 태우거나 장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많은 짐을 들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
모든 택시 앱을 이용할 정도로 차량 호출서비스를 애용하던 A씨는 최근 ‘파파’를 알게됐다. 3살과 5살 아이와 외출을 하려면 짐이 항상 두손 한가득이고 작은 아이를 안고 타려면 좁은 택시는 불편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파파택시는 좌석 공간이 널찍한 카니발 차량에 맞춤 카시트까지 제공되어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지정한 장소에 먼저 도착해 문까지 열어주는가 하면 이동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태블릿을 차량 내에 비치했다.
이처럼 파파는 ‘이동이 즐거워진다’는 포인트를 앞세운 만큼 차별화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키즈전용 차량서비스인 ‘파파키즈’를 비롯해 골프장 개별 픽업부터 귀가까지 이동을 도와주는 ‘파파골프’, 공항 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파파에어’까지 다양하다. 항공사에서 비행기를 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파파를 이용하면 기존에 없던 맞춤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 운전면허 보유한 만 26세 이상 성인이면 '파파크루' 지원 가능/승급제도 실시해 1년내에 임원 가능
‘파파’는 차량호출 서비스다. 기존에는 택시만 운송가맹 서비스 운영이 가능했다면 지난 4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플랫폼 중심의 운송가맹 서비스가 대거 가능해졌다. 국토교통부는 5월 13일 제9차 ICT 심의위원회를 열었고 이로써 파파를 포함한 다수의 모빌리티 관련 사업들은 심의에 통과되었다.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운송사업자를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8년 설립된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 ‘파파’는 새로운 업역이 생기자 기존의 이동수단에는 없던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타다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규제샌드박스'의 적용을 받아 파마는 합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파파에서 활동하는 운전기사는 ‘파파크루’라고 부른다. 파파크루가 되는 법은 간단하다. 만 26세 이상의 성인으로 운전면허 보유자라는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파파 온라인 홈페이지 상단에 파파크루 지원하기에 접속한 후 이름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와 보유면허 종류, 희망근무시간(주간, 오후, 야간 타임등), 희망 차고지(강남권, 강북권) 등을 적은 온라인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채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파크루에 대한 승급 제도도 실시되고 있다. 1년 내에 임원 승진자까지 배출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크루'라는 명칭은 항공사의 승무원처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직업적 자존감과 직결된 명칭인 것이다.
파파크루들은 차내 온도와 음량 체크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파파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디테일한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다. 고객을 향해 3가지 인삿말을 하지 않을 경우 요금을 받지 않는 등 파파크루를 통한 친절한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파파크루들의 평균 소득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비슷한 업체의 근로자의 경우를 토대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파파와 비슷한 사업형태를 가진 타다의 경우 파견기사와 프리랜서 기사로 운영되었다. 타다의 프리랜서 기사는 시급 1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프리랜서 기사였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야간수당도 보장되지 않았다.
파파는 타다와 비슷한 사업형태지만 서비스직에 버금가는 업무를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타다의 프리랜서 기사 시급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받기는 힘든 구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이용자는 '파파 앱' 활용해 호출, 파파 차량은 이동장소에서 대기
이용방법은 파파 앱을 이용하면 간단하다. 기존에 상용화되던 택시 앱 ‘카카오택시’, ‘티맵택시’와 같이 차량 출발지를 입력하고 도착지를 입력해 호출하면 된다. 파파차량이 이동장소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 원거리를 이용하지 않아도 파파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은 차량에 구비된 편의용품을 사용할 수 있다.
일회용 슬리퍼와 충전용 케이블, 심지어 여행용 고데기까지 구비되어 있어 바쁜 출근길에 용이하다는 고객의 평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물 한병과 간식이 제공되고 급할 때 사용가능한 의료키트도 비치되어 있을 만큼 고객 편의에 주력한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 ‘파파크루', 세분화된 니즈' 충족시키는 직업/'파파골프’ ‘파파타임’ ‘파파키즈’ 등에 따라 소비자 성향 달라져
파파크루들은 세분화된 이용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는 직업이라는 특성도 갖는다. 다양한 계층, 연령의 소비자를 상대로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파파골프'는 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개별 픽업부터 안전귀가 까지 고객들이 오로지 골프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최대 4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골프백, 보스턴백 등 많은 짐들을 실을 수 있는 카니발 차량이 제공된다. 골프예약 서비스에 특화된 크루가 운전하며 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파파골프 이용금액은 서울 출발지역에서 8시간 기준 17만원, 10시간 기준 20만원이다.
파파골프로 호출된 파파크루는 단체 골퍼들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용객이 중년 이상의 연령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파파타임'은 고객의 일정에 맞춰 필요한 시간만큼 차량대절이 가능한 프리미엄 서비스다. 최대 7인이 탑승할 수 있고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에서 출발하고 서울 및 경기지역까지 도착이 가능하다. 24인치 캐리어를 기준으로 최대 4개를 수화물로 실을 수 있어 여행을 가는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요금은 1시간 기준으로 6만원, 2시간은 7만원, 6시간은 13만원이고 최대 10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파파키즈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파크루는 젊은 여성과 아이를 고객으로 삼게 된다.
파파의 야심작으로 국내최초로 키즈전용 차량서비스를 선보였다. 파파키즈의 주요 고객층인 여성과 아이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유모차나 캐리어와 같은 무거운 짐도 부담없이 실을 수 있다. 파파키즈를 이용하는 고객에 의하면 다른 택시는 아이가 울면 눈치가 보이고 말을 거는 등 부담스러운 경향이 있었는데 파파키즈 아이도 엄마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를 위한 태블릿을 비롯해 아이를 혼자 보내야 하는 상황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어 워킹맘에게도 인기다.
■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와 직원복지를 통한 고객만족경영 추구
파파는 고객의 맞춤 서비스를 넘어 여성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파파의 비전으로 고객만족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클린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전체 차량에 항균 시스템을 구비하는 등 철저한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파파는 여성과 어린이, 몸이 불편한 고객 모두가 편안한 이동을 누려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지난 28일 ‘교통약자를 위한 비전선포식’에서 파파측은 고객을 향한 세가지 인사말을 이해하지 않으면 요금을 받지 않고 전제 차량에 어린이 카시트를 구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집 앞에서부터 원하는 목적지 까지 동행하는 에스코트 서비스를 시행하며 고품질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주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비스 품질관리를 위해 파파 서비스의 원동력인 파파 크루(기사)의 복지제도를 확대했다.
파파 관계자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서비스를 시해하게 됨으로 21년 상반기 까지 더욱더 많은 고객이 파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량을 300대까지 늘리고 규모를 확대하겠다”며 “파파의 데이터 센터와 AI기술을 이용해 서비스의 편의성과 요금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파파크루에게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늘려주고 복지 혜택을 늘려 일자리 환경이 개선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