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도 ‘HDR10┼’ 진영 확대…HDR 생태계 터줏대감 ‘돌비비전’ 밀어낼까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HDR10플러스(┼)’ 진영이 지속, 확대되면서 HDR 생태계 구축의 터줏대감인 ‘돌비비전’을 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저변화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이용 증대로 이어지고 OTT 업체들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초고화질 콘텐츠 제공을 위해 HDR 채택에 속속 나서면서 HDR 생태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시작은 늦었지만 빠른 성과, 2년 만에 HDR10┼ 회원사 100개 돌파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이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를 적용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구글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구글 플레이 무비가 HDR10┼ 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구글 플레이 무비앱으로 영화 ‘조커’, ‘아쿠아맨’ 등을 HDR10┼ 4K 콘텐츠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삼성 주도의 HDR10┼ 회원사는 2년 만에 100곳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HDR10┼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파나소닉·20세기폭스와 함께 ‘HDR10┼ 테크놀로지’ 합작회사를 설립, HDR10┼ 인증·로고 프로그램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 인증 프로그램은 TV 제조사가 판매하는 TV에 HDR10┼ 로고를 붙일 수 있도록 하고, 또 해당 기술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증해준다.
■ 삼성 자체 개발 HDR10┼, LG가 채택한 돌비비전 모두 1만 니트 밝기 표현 가능
구체적으로 삼성의 ‘HDR10┼’에서 HDR은 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풍경의 밝기를 유사하게 영상으로 표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HDR을 적용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는 영상에서의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들어 생생한 화면과 실감나는 영상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TV 구매에서 최우선 고려 요인이 화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HDR 로고가 탑재된 TV는 구매 요인의 직관적 이정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HDR 규격에는 미국 음향전문 업체 돌비사가 개발한 HDR10과 돌비비전, 삼성의 HDR10┼ 등이 있다.
삼성은 자사의 기술 바탕으로 ‘HDR10┼’를 사용하고 있고, LG전자는 돌비사의 ‘돌비비전’을 사용하고 있다. 양사가 지원하는 HDR 규격 모두 1만 니트(화면 밝기 단위)를 지원한다. 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다. 사람의 눈은 현실의 전경을 0니트(암흑)에서 4만 니트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HDR10┼과 돌비비전 모두 1만 니트까지의 밝기 표현이 가능하다.
■ HDR10┼, 돌비비전과 달리 기술료에 대한 로열티 無
삼성에 따르면 ‘HDR10┼’을 사용하고 있는 회원사는 103곳이다. 회원사에는 TV 제조사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사들도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주도의 HDR10┼ 생태계 확보에 대해 HDR 기술을 처음 TV 시장에 알린 미국 영상·음향 업체인 돌비사의 ‘돌비비전’을 밀어낼 수 있는 양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HDR 기술은 돌비사가 지난 2014년 HDR 프리미엄 기술 규격인 돌비비전이라는 이름으로 TV 시장에 처음 소개했다. 이후 돌비비전은 미국 할리우드를 비롯한 일부 산업계를 장악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기술을 바탕으로 HDR10┼ 생태계를 구축하고 진영을 빠르게 확대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측면에서 HDR10┼와 돌비비전의 차이는 크게 없는 걸로 안다”면서 “그렇다면 기술료를 내지 않는 HDR10┼를 채택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3월부터 HDR10┼ 기술을 업계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로고와 기술 사용료 모두 무료다. 반면 돌비비전은 자체 구동칩과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고 또 이를 이용할 시 로열티를 내야 해 TV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적으로 HDR TV 시청 가구 수는 1억700만 가구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