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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는 가고 대학은 못 가나’ 비대면 수업 지속에 일본대학생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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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입력 : 2020.08.18 10:13 ㅣ 수정 : 2020.08.18 10:14

교내 감염 우려한 대학들의 비대면 수업 연장 움직임에 학생 비난 집중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올해 봄 학기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전 세계의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기세에 놀라 부랴부랴 캠퍼스를 폐쇄하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조금은 기세가 진정된 현재는 국가나 대학에 따라 완전한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수업과의 병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유독 일본대학들만은 선뜻 오프라인 수업으로 복귀하기를 망설이면서 학생들의 원망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계속하자 대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교수님에게서 피드백이 없어 불안해요’ 아사히신문의 인터뷰에 응한 케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学)의 1학년 여학생은 입학 이후 단 한 번도 캠퍼스를 구경한 적이 없다. 집에서 녹화된 강의를 보고 쪽지시험이나 레포트를 제출하면서 때로는 하루 10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만 하다 보니 어느 새 한 학기가 훌쩍 지났다.

 

심지어 SNS를 통해 고등학생 때부터 꿈꿔오던 스포츠 동아리에 들어갔지만 대면활동 한번 없이 트위터로만 연락하는 게 전부다 보니 친한 친구도 선배도 생기지 않았다. 이쯤 되니 오히려 자유롭게 통학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고등학생들이 부러울 지경이다.

 

봄 학기 수업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 또 다른 수도권 사립대학의 여학생도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며 "이걸 수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예정시간이 지나도 강의영상이 안 올라오거나 학기가 흐를수록 영상시간이 짧아지는 교수들도 많아졌다.

 

트위터에는 이와 같은 일본 대학생들의 불만이 ‘대학생의 일상도 소중하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인데 친구 0명의 여름방학’, ‘인생에서 처음으로 빚을 지고 대학에 등록했지만 매일 혼자 집에 있다’와 같은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초, 중, 고등학교는 되고 디즈니랜드도 되고 술집도 되는데 대학만 안 됩니까’와 같이 대학만 유난히 위험한 곳으로 취급받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바람과 불만 섞인 푸념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일본 대학들은 가을 학기 대면수업 재개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의 발표에 의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학생은 8월 2일까지 총 690명으로 그 중 532명이 7월 이후에 보고되었다. 이 숫자 역시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숫자만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는 감염이 더 퍼져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유난히 넓은 대학생들의 행동반경도 대면수업 재개를 고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에 통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현(県)과 시(市)의 경계를 매일같이 대중교통으로 넘나드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도쿄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대면수업이 재개되었을 경우 대학생들이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수업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교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의 한 교수는 "감염위험성을 고려한다면 온라인수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동아리나 과외활동이 없어지면서 대학과 학생의 접점이 온라인수업만 남게 됐는데, 그럴수록 (학생들의)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엄격해진다"며 대면수업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입장이었다.

 

메이지대학(明治大学)의 교수는 "(온라인수업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스템 개선이 필수지만 언젠가는 원래의 대면수업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투자를 할 대학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아오야마가쿠인대학(青山学院大学), 쥬오대학(中央大学), 릿쿄대학(立教大学) 등 최소 10개 이상의 주요 수도권 대학들이 가을학기도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번 달 코로나 확산상황에 따라 다른 대학들도 비대면 수업 결정을 다시금 쫓아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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