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제조방식의 설계자 ‘3D프린팅 운영전문가’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액세서리, 의료기기 등은 출시 전 제품이 기획한 대로 만들어지는지 점검하거나 거래처에 보내기 위해 극소량의 시제품을 필수적으로 제작해야 한다. 그러나 보통 제조업 공장의 설비는 대량생산을 위해 갖춰진 경우가 많아 시제품 같은 소량생산을 위해서도 복잡한 제조공정, 고가의 제조원가를 발생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3D프린터가 출시되면서 제조업 공정의 풍경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공장에 의뢰하지 않고 3D프린터를 이용하여 간편하고 저렴하게 소량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량 생산은 편리해지고 대량 생산을 위한 제조 공정은 더욱 빨라졌다. 이때 3D프린터를 능숙하게 다루어 프린터 활용을 위한 디자인, 모델링, 프린팅, 후처리 등을 진행하는 직업이 바로 ‘3D프린팅 운영전문가’이다.
■ ‘3D프린팅 운영 전문가’가 하는 일은?
나무, 플라스틱, 금속 등과 같은 재료를 수작업이나 기계(CNC가공기)로 하나하나 깎아 제품을 만드는 시제품 제작자와는 달리 3D프린팅 운영전문가는 제품 출시를 위해 3D프린터를 활용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낸다.
3D모델링이라고 부르는 설계과정, 설계된 데이터 값을 입력하는 3D프린팅 과정, 출력된 제품을 후처리하는 과정을 수행하여 최종 제품을 탄생시킨다. 고객으로부터 제작을 의뢰 받으면 제품의 형상을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CAD 등 디자인 S/W 또는 3D스캐너를 통한 3차원 디지털 도면제작을 통하여 도안, 스케치 등의 기초 작업을 진행한다.
고객이 직접 도안 및 샘플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상담을 통해 원하는 이미지, 구현 가능한 이미지를 3D프린팅 운영전문가와 논의하여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후 제품 제작을 위한 프로그래밍과 마무리작업인 후처리를 거쳐 완성된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 ‘3D프린팅 운영전문가’가 되려면?
3D프린팅 운영전문가는 컴퓨터그래픽 프로그램 및 장비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재료공급이 원활한지, 출력 과정에서 수축이 일어나는지, 제품의 결이 틀어지지는 않는지, 프로그래밍 된 제작경로를 이탈하지는 않는지 등의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제품을 이미지로 구상하고 후처리 단계에서 도색, 코팅 등의 작업을 해야 하므로 미술, 산업디자인 등의 관련 전공자가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하여 디자인하고 3D캐드로 모델링 등의 작업을 위해 컴퓨터그래픽 프로그램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3D스캐너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누구나 손쉽게 오픈소스를 활용한 모델링 디자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부의 제조업 분야 창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3D프린팅 분야의 창업과 기술지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3D프린팅샵, 무한상상실 등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데, 이때는 제작되는 제품의 특성에 적합한 장비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수백에서 수십억의 고가 장비를 직접 구입해야 했지만 요즘은 렌탈도 가능하다 프로그램의 경우엔 아직 가격이 비싼 편이므로 제작을 목적한 제품에 맞는 프로그램, 장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3D 프린팅 인재양성사업’에서는 전문 강사를 육성, 지원하는 등 1000만 ‘3D 메이커스’ 양성을 목표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숙명여대 대학원에는 3D프린팅 ICT 융합학과가 최근 생겼으며 국제패션전문학교, 서울게임전문학교 등에도 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련 협회(3D프린팅산업협회)에서도 세미나와 교육을 수시로 운영하고, 프로그램 제작업체(오토캐드)에서도 3D프린터 특화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관련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 ‘3D프린팅 운영전문가’의 현재와 미래는?
과거에 비해 3D프린터 제조업체, 재료, 콘텐츠 업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3D프린팅 운영전문가의 활동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주된 수요층은 피규어, 액세서리 및 생활소품 등을 수집하는 개인과 디자인 시제품 등을 의뢰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조명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만화 등의 캐릭터 상품을 직접 만드는 아트토이 제작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자동차와 항공우주, 헬스케어 등 소비재 제조의 거의 모든 분야에 다양하게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비가 수입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국산장비로 저렴하게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연관 콘텐츠 개발 및 전문가 양성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그 영향력이 파급될 것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시작하는 국내 3D프린터 시장의 부흥을 위해 정부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D프린팅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2020년까지 3D 프린팅 기술을 자동차·의료·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시켜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