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공항의 ‘화려한 부활’은 코로나19 나비효과, LCC항공사 생존위기는 깊어져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기자는 최근 강원도로 여름 휴가를 가기 위해 ‘서울-양양’간 왕복 항공편 예약을 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7일 출발하는 티켓은 있었지만 돌아오는 표가 없었다. 매진 된 것이다. 지난 5월에는 마음에 드는 좌석을 골라서 예약할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출발 이틀전인 지난 5일 돌아오는 비행기에 겨우 한 자리가 생겨 가까스로 왕복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있었다. ‘양양 공항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처럼 양양공항은 활기를 되찾고 있었지만, 그 속에는 안타까운 현실이 숨어 있었다. LCC 항공사들의 생존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왜 이런 모순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실제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국제선을 못띄우는 티웨이, 제주항공 등 다른 LCC 항공사들도 양양공항에 노선 수를 늘리고 있다. 코로나19로 폭락한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국내선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LCC 항공사들의 국내선 노선 확대는 차선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비행기가 남아 돌아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는 단거리 국내선이라도 최대한 확대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LCC 항공사들이 국내 노선 확대에 뛰어든 탓에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티켓 가격이 워낙 저렴해 항공리스료, 인건비 등 지출 대비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국내 노선 확대는 코로나19라는 항공업계의 유례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수익을 내고자 하는 ‘벼랑끝 자구책’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하자 마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플라이강원은 가장 어려운 형편이다.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한 LCC이지만 양양공항 부활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와 ‘실적’이 없어서 산업은행의 지원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플라이강원은 LCC 중에서 무급휴직을 실시하지 않은 유일한 항공사였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급격한 경영악화를 피할 수 없다.
LCC 항공사들의 위기는 깊어지고 있지만, 양양 지역주민들은 양양공항의 부활을 반기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오히려 외부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렌트카, 택시, 숙박, 식당 등 관련 업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공황 활성화는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속 또 다른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러나 LCC항공사 관계자는 “양양과 다른 지역을 연결해주는 LCC항공사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도산한다면, 지역경제는 또 다른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LCC의 생존은 지역경제의 존립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