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주식형 액티브 ETF 출격…공모펀드 시장 일으킬 구원투수될까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8.11 06:08 ㅣ 수정 : 2020.08.11 06:08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내달 상장 예정 / AI가 종목 구성하고 운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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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패시브형 ETF와 공모 주식형펀드의 특성이 합쳐진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가 내달 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두면서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일으킬 구원투수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형 액티브 ETF가 매매 편의성이 높으면서 패시브 ETF보다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상장을 통해 주식형 펀드로 투자심리(투심)가 이전되면서 공모펀드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은 인공지능(AI)·퀀트(계량적) 투자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업계는 향후 주식형 액티브 ETF가 주식형 펀드들처럼 폭넓게 상장 거래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패시브형 ETF와 공모 주식형펀드의 특성이 합쳐진 주식형 액티브 ETF가 내달 상장을 앞두면서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일으킬 구원투수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형 액티브 ETF’ 내달 출시 / ETF에서의 자금 유출 막을까 관심 집중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신청서를 심사하고 있다. 큰 문제가 없으면 예정대로 내달 2개의 ETF 상품이 상장된다.

ETF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비교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형 투자 방식이다. 대부분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의 수익률을 따라간다.

반면 ‘액티브 ETF’는 운용을 통해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펀드매니저가 운용에 적극 개입하기 때문에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채권 액티브 ETF만 허용돼 현재 9개가 상장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3월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정책과제’를 발표하면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 등 신규 상품의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측은 “공모펀드의 상품·판매채널을 다양화하고, 운용사의 경쟁력을 제고 하면서 투자자 중심의 자산운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정체돼 있는 공모펀드 산업 경쟁력과 투자자의 낮은 신뢰도를 제고해 공모펀드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처음 상장된 채권형 액티브 ETF는 같은해 10.3%의 연 수익률을 거뒀으나, 2018년 6.1%, 2019년에는 6.8%로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동학 개미운동은 ETF 시장에서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인버스 ETF와 레버리지 ETF로 몰렸다. 주식 하락장에서는 인버스 ETF,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ETF에서 수익을 보는 방식이었다.

특히 증시의 등락이 심했던 3~4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의 전체 ETF 순매수 거래대금은 약 2조6000억원으로 투자자들 중에서도 가장 거래가 활발했다.

하지만 최근엔 그마저도 떠나가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688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이틀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7월 중순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올초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9조7000억원 대의 자금이 유출됐으며, 국내 주식형 ETF에서도 3조8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베팅이 커지면서 ETF·펀드 등 간접투자보다 국내주식 투자 및 해외주식 직구 등 직접투자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 AI가 포트폴리오 구성하고 운용까지…삼성자산운용, 최종 결정은 펀드매니저가 vs 미래에셋자산운용, AI가 100% 결정

주식형 액티브 ETF를 선보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체 ETF 설정액 47조3852억원 중 삼성자산운용은 24조9754억원으로 52.7%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설정액은 11조2281억원인 23.7%에 달했다.

시장에선 1,2위 자산운용사의 신상 ETF와 그 영향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일단 ETF의 가장 큰 특징으로 “매매 편의성이 높은 주식과 상대적으로 낮은 펀드의 중간자적 성격”을 꼽았다. 주식은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지만 펀드는 기준가 적용일이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고, 매도 후 자금도 3~8일 이후가 돼야 들어온다.

 

앞선 관계자는 “특히 주식형 액티브 ETF가 상장되면 투심이 주식형 펀드로도 이전될 수 있기 때문에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A씨는 “매매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추가적으로 2~3%대의 수익을 쌓을 수 있다”며 직접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두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은 모두 코스피200을 추종하면서 AI가 종목 선정 및 운용 등에 적극 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 방식에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펀드매니저의 개입 정도다.

삼성자산운용은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딥서치와 협력·개발한 AI를 활용해 투자종목을 선정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구성될 최종 포트폴리오가 구성되며 이 과정에서 펀드매니저의 투자 방향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체 개발한 AI가 종목 구성부터 운용까지 100% 관여한다. 선제적으로 구축해둔 AI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AI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 AI 혁신본부와 운용본부가 내부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환율이나 원자내 가격 등 AI가 필요한 여러 알고리즘 데이터를 입력하면 머신러닝을 통해 AI가 알아서 운용하는 방식”이라며, “펀드 매니저는 해당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수준의 일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온전히 AI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주식형 액티브 ETF의 향후 상장·거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씨는 “초반에는 ETF 시장에 충격을 덜 주기 위해 AI나 퀀트 기반의 상품만 상장되지만, 향후 공모펀드처럼 상장·거래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이미 마련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갑론을박이 펼쳐졌던 주식형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구성내역(PDF·Portfolio Deposit File), 즉 편입종목 등의 공개 주기와 관련해서도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계에서는 PDF를 매일 공개하면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액티브 ETF 운용전략이 노출돼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투자자들이 복제하거나 기업분석보고서 배포 이전에 주식을 사고파는 선행매매 등의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앞선 관계자는 “이미 관련 개정법 상으로 PDF 공개는 한달 주기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AI 기반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이 공개된 이후 한국거래소 스케줄에 따라 PDF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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