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공급 늘었는데 수요 줄어” 코너 몰리는 포스코…비상경영·신사업전환 ‘과제 폭탄’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포스코가 실적 저하에 따른 비상경영뿐만 아니라 올해 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까지 서둘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세계 전체의 철강생산량 증가 추세에 이어 공급과잉과 제품가격 하락은 계속되고 있어서다.
뉴스투데이가 10일 입수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올해 6월 집계 기준 ‘철강제조업 생산능력 최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철강업계의 생산능력은 23억6250만톤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OECD “2019년 세계 철강 생산능력 5년만에 반등…생산량은 4년 연속 상승”
철강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 철강제품의 가격이 떨어지고 포스코는 같은 양의 제품을 팔아도 이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공급과 무관하게 떨어진 점도 악재다.
■ 세계철강협회 “코로나19 여파로 철강 수요 위축…2021년 돼야 회복될 것”
이와 관련, 세계철강협회는 지난 6월 2020~2021년 단기 전망(SRO)을 발표,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6.4% 줄어 16억5400만톤을 나타내고 이듬해에는 3.8% 반등해 17억170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중국의 철강 수요가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면서 수요 감소 추세 자체는 완화(mitigated)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이드 알 레메이티 세계철강협회 경제위원장은 이번 철강협회 발표자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셧다운’이나 유통망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소비 경직이 나타나 (철강) 고객들이 타격을 입었다”며 “철강 수요는 특히 2분기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할 것이며 상황은 점차 나아지겠지만 회복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지난달 14일 보고서에서 “한국은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과 코로나19에 따른 관련 수요산업의 회복 불확실성으로 철광석 등 철강 원부자재 가격 부담 속에서도 철강재 가격 인상이 여의치 않는 모습”이라며 “하반기는 수요산업의 회복과 함께 원소재 가격 안정화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되나 그 개선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2분기 실적 부진 포스코, 철강 집중 포트폴리오 변화 ‘숙제’
실제 포스코는 올해 판매량이 1분기 862만톤에서 2분기 776만톤으로 9.98% 줄었고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14조458억원에서 13조7216억원으로 5.09%, 영업이익은 7053억원에서 1677억원으로 76.22% 줄었다. 철강 사업만 놓고 보는 별도 기준으로는 10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떨어졌고 이 와중에 원자재비인 철광석 가격까지 계속 올라서다.
이에 지난달 23일 포스코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미 지난 4월부터 추진 중인 ‘선제적 비상경영체제’ 가동 성과를 언급했다. 당장의 사업구조 하에서 현금을 확보하고 재고를 줄이며 비용 지출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으로 상반기 중 1752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고 포스코는 밝히고 있다.
포스코의 올 2분기 실적발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철강부문의 매출액은 9조7879억원으로 포스코 전체 매출 21조341억원에서 단일 사업부문으로는 가장 많은 46.53%를 차지한다. 코로나19로 철강부문의 적자가 발생하기 전인 전년 동기에는 비율이 48.57%였고 같은 시기 영업이익 비중은 71.89%에 달했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미래 트렌드 변화에 맞게 지속적으로 사업 진화를 추구하면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야만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라며 전사적으로 친환경차 산업의 소재부품 공급자로 자리잡기 위한 통합 마케팅 체제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기존 철강 영역에서는 전기차용 프리미엄 제품을 확충하고, 미래 중장기 성장동력 신사업으로 이차전지 원료인 리튬을 확보한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