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0층” vs 서울시 “40층”…35층룰 ‘불협화음’ 속 8월 주택사업 침체 전망
최천욱 기자
입력 : 2020.08.06 14:04
ㅣ 수정 : 2020.08.06 14:18
코로나19,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도 영향 / 공급확대에 따른 시장 반응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정부가 지난 4일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해 기존 35층룰을 깨고 50층까지 증축하는 공공임대·분양 고밀도 재건축을 도입, 5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서울시는 이날 세부 공급안을 내놓으면서 “도시기본계획안에 따라 주거·준주거지역에서 순수 아파트는 35층까지, 준주거지역 중 비주거포함 복합건물일 경우에는 40층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재건축은 정상적으로 가면서 (그 재건축에)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실상 공공재건축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이처럼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대책 발표 몇 시간을 두고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가 어둡다는 전망이 나왔다.
6일 주택산업연구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58.1로 전월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기 침체 지속과 지난달 29일부터 본격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그리고 최근 부동산 규제에 따른 사업경기에 대한 기대감 축소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전망치는 68.4로 전월 대비 7.0포인트 떨어졌다. 인천(63.6)과 경기(68.4)는 전월 대비 각각 6.9포인트, 13.5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60선에 그쳤다. 지방광역시 가운데 광주(72.4), 대전(73.3)을 제외하고 부산(51.4), 대구(59.4), 울산(69.5)이 50~60선에 그치며 사업개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됐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고 있으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및 서울의 재건축 단지 35층 유지 방침 등 정책혼선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주택공급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면밀한 수요예측 방안과 시장변동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철저한 사업추진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전망치는 재개발 82.5, 재건축 79.0로 전월 대비 각각 0.5포인트, 2.9포인트 떨어졌다. 정부 대책에 따른 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확대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강남권 재건축 단지 공공재건축 ‘시큰둥’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정부의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단지는 수익성이 우선인데 층수 증가에 따른 가구수의 50~70%를 임대해야 하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가뜩이나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를 못내고 있는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겐 공공재건축은 사실상 관심 대상이 아니다.
한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풀지 않고서는 민간 재건축 사업은 진행이 어려운데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는 공공재건축은 조합의 참여를 더 떨어뜨리게 된다”면서 “정부가 공공재건축을 밀어붙인다면 대책 당시 발표한 임대비율을 현저히 줄이고 사업성을 높이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도 (조합 참여가)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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