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ARM’ 어느 품에 안기나…인수 후보군 엔비디아·삼성전자
삼성·애플·아마존 등이 고객사로 반도체·IT 업계 촉각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손정의 회장의 소트프뱅크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ARM 인수가 어떻게 결론날 것인지 반도체와 IT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다. 삼성전자, 인텔 등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IT 회사가 주요 고객사인 이 회사의 지분 일부가 매각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RM 인수 문제는 ARM 주요 고객사 가운데서 인수 기업이 나온다면 경쟁사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반도체와 IT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ARM 인수설 관련해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삼성전자·인텔 나아가 아마존까지…주요 거래선 확실한 ARM 매각에 반도체·IT 업계 촉각
최근 반도체와 IT 기업들이 ARM 인수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ARM을 인수하는 회사가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퀄컴, 아마존 등에 로열티를 받고 팔았던 주요 정보기술을 독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에 ARM의 중앙처리장치(CPU), GPU를 탑재해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주요 거래선인 인텔 대신 ARM 기반의 CPU를 맥PC에 탑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애플개발자대회(WWDC 2020)에서 “14년간 사용해온 인텔 CPU 대신 ARM 아키텍처로 자체 개발한 CPU ‘애플실리콘’을 탑재한 맥을 연말까지 발표하겠다”고 공표했다.
아마존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ARM 아키텍처를 일부 서비스에 도입했다. 이처럼 반도체 회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까지 ARM의 의존도가 상당하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2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그룹이 소유한 ARM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또 이달 4일에는 해외 IT매체인 GSM아레나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ARM 지분 일부 인수를 고려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은 기업공개로 인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 ARM은 지분 일부를 왜 매각하나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ARM은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설계 기술을 가진 팹리스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둔 이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 구조는 고객사들부터 로열티를 받고 각종 칩셋 설계의 기반이 되는 설계 기술을 판매하는 것이다.
ARM의 지분 75%는 소프트뱅크가, 나머지 25%는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ARM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RM은 지난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당시 234억파운드(약 35조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손 회장은 “PC에서 스마트폰, 모바일 시대를 거쳐 사물인터넷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며 “ARM 인수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인수를 결정했지만, 이제는 다시 미래를 위해 내놓게 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소프트뱅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1조4300억엔(약 16조5000억원) 적자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최근 우버·위워크 등 스타트업에 대한 잇따른 투자 실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손실이 이어지자 ARM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와 달리 삼성전자는 ARM 인수설에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ARM 인수 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AP 성능 높이기 위한 전략이 강화되는 만큼 삼성의 고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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