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전쟁 (3)] 코로나19 백신 '공공성' 논쟁 점화,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정면충돌
모더나·화이자·머크, 코로나19 백신 수익 창출 예고 / 아스트라제네카·존슨앤드존슨 "이윤 없이 제공"선언/가격차이 10배 이상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코로나19 백신이 빠르면 올해 말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는 가운데 '공공성 논쟁'이 점화되고 있다. 백신 개발이 유력시 되는 글로벌 제약사 5곳 중 3곳은 이윤창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반면에 2곳은 이윤없이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선언했다.
인류를 초유의 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인 백신을 수익 창출을 위한 '제약사의 상품'으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인류의 공공재'로 볼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논쟁이 어느쪽으로 결론나느냐에 따라 백신개발 성공 시 수급양상이 전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윤창출 의지를 밝힌 제약사의 백신 가격은 공공재로 공급하려는 제약사보다 10배 이상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 모더나·화이자·머크 “코로나19 백신 원가에 팔 수 없어” / 화이자는 이윤 남기려고 정부 지원금도 거절 / 모더나, 회당 25~30달러 가격 책정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다섯 개 제약사 대표 가운데 모더나와 화이자, 머크 3개사 대표가 백신으로 이윤을 남길 계획임을 시사했다.
NYT에 따르면 모더나의 스테판 호게 의장은 모두 백신을 수익을 남기지 않는 실비만 받고 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주자인 미국 제약회사로, 정부로부터 백신 개발비 4억8300만달러(약 5766억원)를 지원받았음에도 백신으로 이윤을 얻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백신은 1인 당 2회 접종하는 방식인데, FT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1회 당 25~30달러 수준의 가격이 매겨진 것이다. 이는 앞서 화이자가 밝힌 2회 접종 기준 39달러(약4만7000원)보다도 높은 수준의 가격이다.
현재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최종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세계 최대인 3만명 규모로 진행 중이다.
미국 제약사 머크의 줄리 거버딩 최고의료책임자(CPO) 역시 모더나와 같은 뜻을 밝혔다. 머크가 개발 중인 백신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백신의 임상 적용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금을 거절했다. 화이자는 모더나 보다 낮게 코로나19 백신 가격(2회 접종 기준 39달러)을 책정했으며, 미국 정부와 계약한 납품가보다 싼 가격으로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화이자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매년 계절마다 수요가 발생하는 신종플루 백신 같은 수익원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을 밝혔으며, 현재 유럽연합과 공급 계약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제약회사들은 부유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우선 공급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는 구매력이 낮은 개발도상국들은 백신 공급 과정에서 불평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백신이 개발되면 이윤 없이 팔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인류 공동의 문제라는 점에서 백신을 공공재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SVC리링크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정부와 사전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잠정 백신 가격을 회당 3~4달러(약 4000~5000원)로 책정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 개발에 정부 지원을 받는 대신 3억명분을 공급하기로 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윤을 남기지 않고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존슨앤드존슨도 백신 판매로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 공언했지만, 아직 가격 수준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백신 임상 1상 진행 중인 존슨앤드존슨은 다른 제약사들과 다르게 원숭이 시험 결과 1회 백신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정확한 결과는 임상 3상에 들어간 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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