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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골프TV, 김구라의 진화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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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7.29 05:05 ㅣ 수정 : 2020.07.29 05:05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다양한 정보가 넘실대는 영상의 바다는 남녀노소, 개인과 기업, 직종을 불문하고 거대한 미디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무수한 영상의 홍수 속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캡처=유튜브]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이번에 소개할 유튜브는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이다.
 
김구라는 1993년 SBS공채 2기 개그맨으로 데뷔했고 초기에는 인터넷 방송 위주로 활동했다. 뛰어난 입담과 신랄한 풍자로 지상파 라디오를 거쳐 TV 프로그램 진행자까지 영역을 넓혔다.
 
TV로 진출한 뒤에도 한동안 인터넷 방송 시절 문희준, 이효리 등 유명인이나 특정 사회계층에게 막말을 입에 담은 전적, 독설을 날리는 방송 스타일로 ‘재밌다’는 의견과 ‘저질’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하지만 타고난 순발력과 재능으로 방송가를 장악하고 2015년에는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까지 수상했다.
 
■ 김구라, 일반인 골퍼들 저격한 ‘친숙함’…인터넷방송‧라디오‧TV 이어 유튜브까지 정복
 
최근 유튜브는 골프 콘텐츠 풍년이다. 홍인규 골프TV, 박준형의 스크린골프쇼, 변기수 골프TV 등 개그맨 출신 골프 유튜버들도 있다. 우리나라에 골프장 수가 늘어나고, 스크린 골프가 유행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골프의 인기가 높아진 덕분이다.
 
뻐꾸기 골프TV는 그 중에서도 톱이다. 구독자는 11만명,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31만뷰로, 골프 유튜브 중 조회수가 제일 많다. 한때 LPGA 무대 정상에 섰던 최나연 프로의 최나연 TV 같은 골프 전문가의 구독자가 7만 명, 평균 조회수는 5만뷰인 것을 보면 차이가 더욱 크다.
 
김구라의 골프 실력은 스코어가 90대 전 후반, 보기 플레이어 수준이다. 스스로 장타자라고 자랑하지만 티샷이 200m에 못미친다. 때로는 엄청난 ‘파세이브’ 능력도 보여주지만 더블, 트리플 보기를 밥 먹듯이 한다.
 
그러다보니 뻐꾸기 골프TV 한 영상에는 “이렇게 배울 것 없는 골프 채널은 처음 본다”는 댓글이 달려있다. 전문 골퍼가 화려한 샷을 보여주고 레슨을 해주는 대다수 골프유튜브와 달리, 이 채널은 김구라와 그의 지인들이 골프장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뻐꾸기 골프TV의 주인공은 김구라이지만, 골프장에서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채널을 빛내주는 또다른 주역은 김구라의 오랜 골프 친구, ‘백돌이’ 박노준, 이른바 ‘박 사장’이다. 박 사장의 별명은 ‘미스터 150’. 그의 티샷거리가 150m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 어려운 골프에 대한 주말골퍼들의 ‘공감’...‘김구라표(表(표) 웃음’의 한계 넓혀
 
뻐꾸기 골프TV의 인기는 결코 쉽지않은 운동인 골프에 대한 아마추어, 특히 주말골퍼들의 공감과 대리만족에서 비롯된다. 김구라 스스로는 ‘최고의 아마추어 골퍼’라고 자처하지만 툭하면 스코어가 100을 돌파할 위기를 맞고는 한다. 여기에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스윙으로 티샷거리가 극도로 짧은 ‘짤순이’ 박 사장은 공정과 연민의 대상이다.
 
뻐꾸기 골프TV는 골프장서 헤매는 아마추어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드라이버 티샷 거리가 150m밖에 안 나가는 ‘짤순이’ 박사장은 거리가 짧아서 슬픈 골퍼를 대변한다. 김구라가 산토끼 마냥 산등성이와 계곡,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박 사장의 티샷이 연못에 빠질 때 마다 시청자들의 흥미는 배가된다.
 
뻐꾸기 골프TV에 손님으로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이런 컨셉이다. ‘호랑나비’ 가수 김흥국, 부활의 김태원 등 도무지 골프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게스트들이 골프장에서 웃음과 더불어 밖의 샷으로 함성을 지르게 만든다. ‘저질체력’ 김태원은 뻐꾸기 골프TV에서 ‘좀비골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 망가뜨림에서 얻는 해학, 김구라식 개그의 진화는 어디까지?
 
뻐꾸기 골프TV는 또한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잘치는 골퍼들을 용납하지 않는다. 김구라와 박 사장이 ‘구찌’, 즉 말을 통한 교묘한 심리전으로 그들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자신의 골프실력에 대해 자부심이 강하지만 천성이 착하고 ‘어리숙한’ 개그맨 김종민, 가수 장수원 등이 여지없이 당하고 말았다.
 
평소 유투브를 통해 김구라와 박 사장의 실력을 본 김종민은 “제가 형들이야 쉽게 이기죠”라고 달려 들었다가 결국은 “왜 이러지! 왜 이러지!!”를 외치게 된다. 여성 프로골퍼 최예지가 김구라와 박 사장 보다 100m 이상 뒤에서 티샷을 하는 조건으로 프로와의 대결을 펼치면서 벌이는 이들의 ‘치사한 구찌’는 압권이다.
 
웃음은 풍자와 해학이 만들어 내는 미학이다. 김구라는 뻐꾸기 골프TV는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 웃음의 영역을 넓혔다. 김구라표 개그, 웃음의 종착역이 어디일지 주목된다.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의 영상을 소개한다.
 
 
■숨겨왔던 김구라의 골프 실력 최초 공개합니다
 
올해 1월17일에 업로드 된 뻐꾸기 골프TV의 첫 영상이다. 김구라와 절친 박노준의 골프 실력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78만뷰를 기록했다. 쾌청한 맑은 날, 푸른 필드에서 구력 10년의 김구라와 30년의 박노준이 티격태격하며 승부를 가린다. 번갈아 실수도 하고, 의기양양해하는 친숙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첫 인사를 했다.
 
 
■ 떴다 그녀! 최예지 프로의 뻐꾸기 참교육
 
최예지 프로골퍼가 김구라, 박사장과 라운딩 대결을 벌였다. 술자리에서 김구라는 ‘프로 여자 골프가 블랙티, 김구라 박노준은 레이디티로 포썸 대결하면 100% 우리가 이긴다’고 주장했고, 그 영상을 본 최예지 프로는 ‘저를 너무 쉽게 보시는 것 같은데 3오버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침내 필드에서 겨루는 세 사람, 어떤 결과가 나올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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