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반도체에 왜 관심”…정의선-이재용 2차 회동에 김기남 동행
이원갑
입력 : 2020.07.21 17:26
ㅣ 수정 : 2020.07.21 17:26
현대차 미래차 사업 역점…센서 등에 필수적인 반도체 현안 이슈 부각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차 회동에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행했다. 두 최고경영자(CEO) 간 1차 회동에서의 이차전지 논의에 이어 현대차가 이번에는 반도체에 주목한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사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이날 현대·기아차 방문에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 경영진이 모두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미래차 사업에 역점을 두면서 자동차 센서나 전자제어장치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현안 이슈로 떠올랐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경기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지난 5월 정 수석부회장의 충남 천안 삼성SDI 방문에 대한 답방인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남양연구소에서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연구개발 현장 시찰과 자율주행차 및 수소전기차 시승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부회장과 연구소에 함께 방문한 삼성그룹 주요 경영진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며 현대차그룹 측에서는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부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등이다.
특히 이들 중 김기남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초창기 멤버다. 1메가비트급 D램 반도체 개발을 시작으로 D램 및 플래시메모리 기록 밀도를 높이는 데 공헌해 왔다. 강인엽 사장의 경우 퀄컴과 경쟁 관계인 통신칩을 비롯해 비메모리 부문에 특화한 경력을 지녔다. 강 사장은 비메모리 사업부 수장으로서 인공지능(AI) 처리용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처럼 메모리와 비메모리 양쪽의 경영진을 대동한 배경에는 미래차의 반도체 사용량에 있다. 센서나 전자제어장치에 반도체가 쓰이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외신을 인용해 전기동력 자동차 한 대당 비메모리 전력반도체가 100개 가량 사용된다고 전했다. 또 올 2월 삼성전자는 오는 2022년이면 자율주행차 1대당 반도체 2000개가 쓰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첨단 운전자 보조 체계(ADAS)가 전후방의 다른 차량을 감지하는 데는 3차원 공간을 감지하는 라이다(LiDAR) 센서와 2차원 이미지를 잡아 내는 카메라용 이미지센서, 이들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판단하는 ‘AI 머신’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이 필요한데 이들 모두 비메모리 반도체로 분류되는 칩들이다.
현대차그룹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최종 수요자로서 이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9일까지 진행된 현대차의 연구개발 분야 채용 공고에는 △파워모듈(전력반도체) 설계 △차세대 센서 설계 △배터리 제어기의 반도체 요구사양 개발 △시냅스 모방 소자 및 뉴런 회로 설계 등이 포함된 바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