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조만간 입증할 기세이다. 서정진 회장은 20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상업생산을 오는 9월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임상2상 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인 될 경우, 정부 당국의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밟아 위험에 처한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서 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임상과 허가를 끝내는 게 목표”라고 단언했다. 그렇게 된다면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항체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이 된다.
이는 흥미로운 사건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과 마케팅에 성공해 세계적인 바이오제약기업으로 성장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모방의 달인’이 인류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가장 빨리 바이오신약을 ‘창조’해내는 실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다양한 질병에 맞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을 키워왔다.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띄어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발탁됐던 서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실직한다. 그는 생존을 위해 2002년 셀트리온을 창업했고, 10년만인 2012년에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하는 성공했다.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의 바이오신약인 ‘메리케이드’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이다. 셀트리온의 또 다른 히트작인 ‘허쥬마’, ‘트룩시마’ 등도 모두 바이오시밀러이다.
화학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화학공식만 알면 손쉽게 생산해낼 수 있다. 반면에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인 바이오신약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약품이 아니다. 단백질 세포를 복제해 만들어내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하고 성공확률도 낮다. 대신에 부가가치가 높다.
셀트리온은 이처럼 바이오시밀러 영역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초 단기간 내에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지난 17일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얻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는 올해 3분기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바이오 신약이다. 국내 최초로 식약처 임상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신약에 대한 식약처 임상 승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1상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사람 32명에 CT-P59를 투여,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상 2상은 200∼300명, 3상은 2000∼3000명으로 시험 규모를 확대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 중에 완전한 상용화를 이뤄내는 게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