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별로...’ 외국인들이 일본에 갈 수록 비호감을 느끼는 이유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일본이 조사대상 63개국 중 34위를 기록하며 2019년의 30위에 이어 역대 최하위 기록을 경신했다.
1989년에 처음 평가가 이루어졌을 때만하더라도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일본으로서는 치욕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반면 대한민국은 1999년에 41위로 바닥을 찍은 후 점차 상승하여 작년에는 28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다섯 단계나 더 상승하여 23위를 기록했다.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는 사우디아라비아(24위), 말레이시아(27위), 프랑스(32위), 체코(33위) 등이 있다.
주목할 점은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순위가 매겨지는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꾸준한 하향곡선을 그린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는 것이다.
미국은 늘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고 일본이 특히나 비교하기 좋아하는 독일도 다소의 변동은 있더라도 5위에서 15위 사이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에 비해 일본은 1990년대 후반부터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2003년에는 27위를 기록했고 그 후에는 조금 회복하나 싶었지만 올해까지 2년 연속 하락을 거듭했다.
올해 IMD의 결과발표를 일본 언론들이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것도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일본의 객관적인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는데 작년 HSBC가 발표한 ‘각국 주재원이 살고 싶은 국가 랭킹’에서도 일본은 조사국가 33개국 중 32위를 기록했다. 일본보다 저평가된 나라는 브라질이 유일했다.
해당 조사에서도 일본은 각종 세부평가 항목에서 골고루 저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워라밸, 자녀 교육환경이 최하위를 기록했고 다른 항목들에서도 눈에 띄게 나은 부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일본이 경쟁력도 뒤처지고 외국인들에게 더 이상 매력이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는 조사결과들은 점차 현실에서도 확인이 가능해지고 있다.
한 예로 아베정부가 부족한 단순노동 인력을 해외로부터 유입시키기 위해 2019년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시행한 특정기능제도를 이용한 외국인은 작년 한 해 동안 고작 4000명 정도에 그쳤다.
연간 7만 명씩 5년간 총 35만 명의 인력충원을 자신했던 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 없이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정부와 기업들이 값싸게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HSBC의 조사결과에서 모두 일본보다 앞선 10위, 24위, 31위를 기록한 만큼 동남아시아의 단순노동자들에게도 일본은 장기적으로 매력을 느끼기 힘든 국가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 대처능력과 도쿄올림픽의 개최연기 등으로 경제적 손해는 물론 국가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위험요소들마저 새삼 부각됨에 따라 국가경쟁력과 이미지 쇄신을 위한 아베정권의 고뇌는 더욱 깊어만 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