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만나는 정의선, 배터리 3각 동맹 목표는 글로벌 전기차 ‘빅3’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배터리 3각 동맹’ 구축이 재계의 관심사이다. 정 부회장은 오는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다. 정 부회장의 '배터리 3각 동맹' 회동의 마지막 순서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6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정 부회장은 3각 동맹을 토대로 삼아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전기차시장 빅3에 진입시키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자동차 판매 분석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위 테슬라(8만8400대) △2위 르노닛산(3만9355대) △3위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 △4위 현대·기아차(2만4116대) 순이다.
1위 업체인 테슬라와의 격차는 단기간에 따라잡기에는 너무 큰 편이지만, 르노닛산이나 폭스바겐그룹과의 차이는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경쟁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14일 발표된 SNE리서치의 전기차 시장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연말기준으로 현대차는 전기차 6만4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6위에 올랐다. 기아차는 14위였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에만 2만4116대를 판매해 글로벌 4위에 진입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 ‘톱10’ 중 현대차의 증가율(54.3%)이 가장 높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초부터 양산시스템을 가동할 E-GMP(전기-글로벌 모듈 플랫폼)를 통해 전기차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파른 전기차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여세를 몰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 3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공급부족’ 사태가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 수급과 내연기관차 생산라인 조정이라는 양대과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지난 2일 SNE리서치가 올 1~5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전년동기대비 59.6% 증가한 1.3GWh를 기록해 순위가 두 계단 상승한 7위를 기록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중국 장쑤성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배터리 공급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현대차가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드는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5년간 10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에 발주될 E-GMP의 3차 물량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수록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 점유율도 탄력을 받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한편 정 부회장은 오는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해 최 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을 만날 때도 사업장을 찾았다. SK그룹 측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