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채용분석 (20)
고졸과 40대도 뽑는 한수원의 4급 공채, 정재훈 사장의 양대과제를 공략하라
[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이 2020년 ‘제1차 대졸수준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학벌과 스펙은 평가요소가 아니다. 전공지식, 직무역량, 인성 등을 유일한 선발 잣대로 삼는 ‘100% 블라인드 채용’이다. 일부 직무의 경우 대학졸업장이 없거나 나이가 많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한국전력에서 분사했던 2001년부터 실시해온 채용 방식이다.
한수원이 필요로하는 인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 출신인 정재훈 사장이 안고 있는 과제를 보면 드러난다. 정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주도하면서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원전수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한수원 입사를 노리는 취업준비생은 이 같은 양대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나름의 비전과 논리를 구축해야 한다. 선발 인원은 일반전형 91명, 해외사업전형 12명, 사회평형전형 24명 등 총 127명이다. 일반전형 선발인원 중 15명은 지역모집(원자력본부 및 수력·양수 지역주민 대상)으로 선발한다. 서류접수는 오는 22일까지이다.
한수원의 인재상은 ‘기본에 충실한 인재’, 존중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배려하는 상생 인재’, 기술을 실천하는 ‘글로벌 전문 인재 등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인재상은 바로 정재훈 사장의 채용 원칙과 직결돼 있다”고 밝혔다. 취준생들은 자신이 이러한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임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벌이나 스펙은 배제돼야 한다.
정 사장의 양대 과제중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관련해서는 원자력뿐 아니라 수력·양수발전 등에 주목해야 한다. 또 원전수출과 관련해서는 한수원의 기술력을 해외시장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 원전에 대한 직무역량뿐만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 스피킹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경우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 40대 취준생도 지원 가능 / 고교 재학자 합격자도 나와/ 지원자 전원에게 NCS 응시자격 부여
한수원 관계자는 코로나19여파 속에서도 대졸수준 신입사원(4급)을 선발하는 것과 관련,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연간 선발계획에 따른 인력 충원이다”고 말했다.
연령제한이 없고 기술직의 경우 고졸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이전 채용에서 합격자의 주 연령대는 20대이며, 30대와 40대도 있었다. 학력의 비율은 대졸(예정)자가 가장 높다. 고졸자의 합격 사례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인사담당자는 “지난해 고등학교 재학 중인 지원자가 면접전형까지 진출했다. 타 회사 중복합격으로 입사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자소서에 대한 서류심사 평가가 없고 지원자 전원 1차 전형(필기시험)에 응할 수 있지만 자소서는 중요하다. 2차 전형 직업기초능력 면접 시 참고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NCS기반 구조화 된 면접 질의내용에 답변이 가능하도록 자소서를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필기 시험은 NCS직무역량검사로 직업기초능력(70%)과 직무수행능력(30%)으로 출제된다. 직업기초능력은 해당영역의 근본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간단한 문항부터 직무 맥락적인 상황을 포함하는 긴 문항까지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출제될 예정이다. 직무수행능력은 업무수행과 관련성 있는 전공지식(25%)과 한국사, 회사상식 등 일반상식(5%)을 테스트한다.
외국어는 토익 기준 최소 500점 이상이 돼야 한다.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우수 어학능력을 보유한 인재 확보가 여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스피킹 능력은 1차 전형에 한해 가점(3점)이 부여된다. 이 성적이 스펙화 되지 않기 위해 점수에 차등을 두지 않고 토익스피킹 90점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 자소서 중심 1단계, 직무 중심 2단계 모두 ‘돋보기’ 면접 / 화상면접 없지만, 세부 면접 방식은 추후 결정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2차(면접)전형에 앞서 인성검사와 심리건강진단을 필기시험(OMR카드 작성)형태로 진행한다. 두 검사는 적격과 부적격의 결과로 나오며, 적격만이 면접관을 만나게 된다.
면접은 개별면접으로 진행되는 자소서 중심의 직업기초능력면접을 비롯해 집단면접인 직무수행능력·관찰면접으로 심층적이다. 좀 더 살펴보면 화학, 원자력 등 회사 실제 업무에서 발생가능한 고유 직무상황을 반영한 주제가 제시되고 120분 이상 조별과제를 수행할 때 면접자의 의사소통·대인관계·문제해결 능력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철저한 블라인드 채용 시행으로 지원자의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회사의 인재상 부합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심층면접이 필요하다”면서 “자소서 외에는 성명, 수험번호, 학력 등 지원자 정보는 (면접관에게)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채용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화상면접에 대해서는 “소규모 경력직 채용은 진행하고 있지만 대졸 수준 신입사원 채용분야는 집단면접으로 진행해 (화상면접의)어려움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등을 고려해 세부적인 면접 진행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최종 합격자는 인재개발원에서 3개월 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인사 담당자는 “신입사원 기본교육을 받고 선발분야에 따라 필기 시험 등 종합평가를 통해 적격자 전원을 정규직원으로 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합격자들이 전하는 채용 경쟁력은? “동종업계 근무 통한 경험 필요” “인간성은 나를 돋보이게 해”
그렇다면 한수원 합격자와 근무자들이 전하는 합격의 비결과 조언은 무엇일까? 잡코리아에 합격 수기를 남긴 H씨는 동종업계의 근무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1년간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배웠던 현직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업계 사업 현황, 업무시 활용되는 전문지식 등을 얕은 지식이나마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소서에 거짓말을 쓰지 않아야 면접관의 돌발질문 또는 사실관계 확인에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면서 “면접을 앞두고 충분한 면접 스터디와 영상 촬영 및 상호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통해 토의 및 면접 태도, 말할 때 자주 나타나는 안좋은 버릇 등을 빠르게 체크하고 수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면접 때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 ‘만약 울진에 배치받게 된다면 어떻게 할거냐’였다”면서 “업무 특성상 격오지 근무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마음가짐을 제대로 해두어야 하고 직무와 관련없는 스펙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드러내고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수원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A씨는 인간관계를 역설했다. 그는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이기적인 시간이다”며 “그래서 인간관계를 이야기하는 게 딴 세상 이야기 일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럴 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건 나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회사 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은 ‘혼자 하는 일은 없다’일 정도로 인간관계가 만한게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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