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4월 시점의 통계자료가 발표되자 예상을 웃도는 경기하락 조짐에 일본정부가 당황하고 있다. 신규채용 급감은 물론이고 휴직과 해고도 줄을 있지만 아직 피해가 절정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에 앞으로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달 29일에 발표한 4월 유효구인배율은 1.32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6년 3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기록한 가장 낮은 수치로 최근 몇 년간 호황이었던 취업시장이 점차 식어가고 있음을 나타냈다.
여기에 경기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신규 구인건수도 전년 동월대비 31.9%나 감소하여 2009년 5월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모든 업계에서 채용이 감소하는 와중에 제조업(40.3% 하락), 도소매업(34.8% 하락), 숙박 및 요식업(47.9% 하락)이 특히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같은 날 총무성이 발표한 4월 휴직자 역시 총 597만 명을 기록하여 통계조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 420만 명이나 급증하였는데 2008년의 리먼 쇼크 때도 일본 내 휴직자는 총 100만 명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던 점을 상기해보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일본 내 총 취업자 수는 6628만 명인데 여기에는 597만 명의 휴직자도 포함되어 있어 단순히 계산해보면 직장인 11명 중 1명 정도는 자의든 타의든 일을 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총무성은 완전실업률이 전월 대비 0.1포인트밖에 상승하지 않은 2.6%를 기록하여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크지 않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전체 취업자 수가 전월에 비해 107만 명이나 줄어들어 1953년 1월 이래 최대 감소폭을 보였고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휴직자나 노동시장에서 일시적으로 퇴출된 비노동인구와 같은 잠재적 실업자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제 실업률은 더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第一生命経済研究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급증한 휴직자가 그대로 실업자로 전락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6% 정도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발표한 2.6%만으로 경기를 판단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서비스업과 숙박, 요식업에 피해가 집중되고 휴직자가 다수 발생하고 때문에 제조업에 피해가 컸던 리먼 쇼크 때에 비하면 고용악화 가능성과 그로 인한 후유증 모두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SMBC닛쿄증권도 휴업자를 계산에 포함할 경우 실업률은 11.5%로 폭등하고 여기에 경제활동에서 물러나 있는 비노동인구까지 포함한다면 12.6%에 달할 것이라는 자체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굳이 앞으로 실업자가 될 직장인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이미 해고된 직장인 수도 상당하다. 후생노동성이 지난 달 22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해고통보를 받은 직장인은 4월 한 달 동안 2654명 증가하여 누계 3771명을 기록했으나 5월 들어서는 3주 만에 7000명 이상이 추가로 해고되며 1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카토 카츠노부(加藤 勝信) 후생노동상은 "나날이 쫓기듯이 증가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내며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숫자 역시 전국 각지의 노동청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범위에서만 집계된 데이터이기 때문에 실제 해고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