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시장확대 한계 극복위해 타 업종과 합종연횡 나섰다
[뉴스투데이=강지현 기자] 보험사들의 타 업종 협업이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KT와 협업해 ‘모바일 통지 서비스’를, 캐롯손해보험은 SK텔레콤과 협업해 제휴 채널을 통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KB생명보험은 KB국민은행과 협업해 ‘통신비 보장보험’을, 현대해상은 GS25와 손잡고 반려동물 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합종연횡은 이동통신사나 은행이 가지고 있는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롭게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없이 이들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보험사들은 손쉽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통신사는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보험업계의 협업 추세가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KB손보·캐롯손보는 이동통신사와 제휴/KB생명은 은행, 현대해상은 유통사와 협업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보험사들이 이동통신사나 은행 등 타 업종과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는 KB보험 형제들이다. KB손보는 지난 8일 KT와 협업해, 고객 알림 서비스 향상을 위한 ‘모바일통지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보험계약자의 개인식별 정보와 통신사의 최신 휴대폰 가입정보를 매칭해 모바일 안내장을 발송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보험사가 이동통신사와 협업해 모바일 통지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KB손보가 업계 최초로 7월부터 자동차보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납입 최고 및 해지 안내문을 발송하고 점차 서비스를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KB손보 측은 “앞으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분야 등, 금융 디지털 생태계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KB생보는 지난 4월, KB국민은행과 협업해 ‘통신비 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국민은행이 출시한 알뜰폰 Liiv M(리브엠)에 가입한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보험 상품이다. 리브엠 고객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사고나 재해 발생 시 통신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반면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 위해 SK텔레콤과 앱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T멤버십이나 T맵 앱에 캐롯손보의 퍼마일 자동차보험 안내 배너나 음성 광고가 노출되도록 했으며, SKT제휴 채널을 통해 보험료 산출부터 가입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현대해상은 지난 3월, 편의점 업체인 GS25와 제휴를 맺고 펫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다. 펫보험에 가입을 원하는 고객이 GS25 매장에서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전송받은 메시지 내 URL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 고객 확보와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커…타 업종과의 협업 더 활발해질 전망
이처럼 보험사들이 타 업종과 협업을 하는 이유는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고 타 업종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이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에 앞으로 타 업종과의 협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은행·편의점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이 이들을 이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고객들에게 자사의 상품을 알릴 수 있다. 또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시장 확대가 한계에 이른 만큼, 통신사나 은행과 협력해 자사의 상품을 많은 고객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은 보험사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아울러 이동통신사나 은행이 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플랫폼 구축에서 앞서 있다는 것도 협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보험사로서는 새롭게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는 통신사나 은행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합리적이다.
이와 관련해 캐롯손보 관계자는 “통신사의 앱 배너를 통해 상품 안내가 나가고, T맵을 켰을 경우 음성광고가 들리는 식이다”며 “아무래도 SK텔레콤의 유저가 많다보니 홍보를 통해 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계속 협업을 이어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업계의 타 업종 협업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보험만으론 통신사나 금융업계처럼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어, 이런 상황을 마주한 보험사들이 비용을 들여 자체적으로 플랫폼 개발을 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앞으로 협업을 하는 회사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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