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LG화학이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에 매각했다. 지난해 LCD 유리기판 사업에 이어 ‘돈 안 되는 사업’을 정리하는 행보의 연속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2차전지용 소재 사업 등 미래사업에 투자능력을 집중시기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화학소재 업체 ‘산산’과 11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에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기로 하고 조건부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IT(정보기술) 소재 분야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중심으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OLED 편광판’을 주력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LCD 편광판(Polarizer)이란 카메라의 셔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소재로 이것이 없으면 LCD 화면이 글과 배경의 구분 없이 온통 뿌옇게 된다. 입사광의 수직 또는 수평 편파를 구분해 통과시키거나 차단시키는 기능을 하는 필름이다. LCD 시장이 중국 업체들이 난립하는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이 필름 역시 정리 대상이 됐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당시 이 사업의 매각에 대해 “현재 다수의 업체와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협의중”이라며 “안정적 현금흐름 관리에 더욱 주안점을 두기 위해 설비투자를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신중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LG화학이 이 같은 ‘출구 전략’을 구사해 얻으려는 카드는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와 OLED용 소재 등 신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현금이다. 이 회사의 첨단소재분야 신사업은 IT소재사업부의 디스플레이 소재, 자동차소재사업부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산업소재사업부의 배터리 소재 등이 있다.
먼저 LG화학은 LCD 편광판이 빠져나갈 IT소재사업부에서 대형 OLED TV용 편광판과 봉지필름, 중소형 P-OLED(플라스틱 OLED) 편광판 및 공정용 보호필름, 그리고 OLED 물질인 발광층과 공통층의 연구 개발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산업소재사업부에서도 전기차 배터리에서 전해액으로 전력을 방출하는 부분인 ‘양극재’의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안정적인 공급 확보를 위해 내재화율을 확대해나가는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LG화학 관계자는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기존 캐시카우였던 LCD 소재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고 미래 유망 소재인 OLED 소재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모빌리티(e-Mobility)를 비롯한 지속성(Sustainability) 분야의 신사업 후보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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