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vs 네이버’ 테크핀통장 맞대결, 소비자 선택은…네이버 이자 더 많아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SK텔레콤과 네이버가 2~3%대 고금리 자유입출금 통장 상품을 공개하면서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 두 회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은 이자소득을 얻는지 핵심 비교 포인트로 떠올랐다.
9일 각사 발표를 분석한 결과 네이버의 상품은 1000만원을 1년간 예치했을 때 기준으로 계좌 1개당 세전 이자소득이 12만원으로 SK텔레콤 상품의 8만원보다 4만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T이득통장의 금리는 예금 200만원까지 최대 2%, 200만원 초과부터는 0.5%인 반면 네이버통장은 100만원까지는 최대 3%, 1000만원까지는 최대 1%의 연간 약정수익률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르면 1년 내에 이들 상품의 금리는 시중 금리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최대 3% 금리 등의 혜택은 내년 5월 31일까지 적용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적용 기한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단지 기준금리 변경 등의 이유로 (KDB산업)은행 측에서 금리를 변경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금리 조건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양사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지출수단을 나눠 활용할 여지가 있다면 네이버 상품이, 애초에 SK텔레콤 휴대전화를 쓰고 바꿀 의사도 없다면 SK텔레콤 상품이 유리하다.
네이버통장은 오는 8월 31일까지 금리 유지를 위한 별도의 조건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9월 1일 이후부터는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실적 10만원 이상을 채워야 한다. 실적과 상관 없이 1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연간 수익률 0.35%가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SK텔레콤 T이득통장의 경우 SK텔레콤 휴대전화를 쓰는 조건이 붙으며 이를 해지하거나 명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한도금액과 무관하게 모든 금리가 0.1%까지 내려간다.
금리 외 조건에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양사의 유인책도 흥미롭다.
먼저 두 회사 공통적으로 은행 앱을 깔지 않아도 된다는 플랫폼의 편의성과 더불어 현금성 혜택이 직접적으로 제시된다.
이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통한 3% 적립 조건을 내걸었다. 네이버통장으로 충전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네이버쇼핑 등의 네이버페이 이용처에서 결제에 사용할 때 기존 결제 적립 비율 1%에 더해 네이버통장을 통한 충전 시 0.5%, 충전된 포인트를 결제 시 1.5% 추가 적립해주는 혜택 방식이다.
반면 SK텔레콤의 공동출자사 핀크(Finnq)는 ‘복권’ 이벤트로 이용자를 끌어모은다. T이득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벌여 T이득통장 누적 가입자 수가 20만명을 넘으면 1등 당첨자 1명에게 2억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사내벤처에서 독립한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사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수시입출금 CMA통장 ‘네이버통장’을 지난 8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7년 하나금융그룹과 공동 출자해 만든 테크핀 기업 ‘핀크’(Finnq)’, 미래에셋대우 등과 손잡고 자유입출금통장 ‘T이득통장’을 오는 15일 내놓는다.
‘테크핀(기술+금융)’이란 ICT기업이 주도하고 기성 금융사가 여기에 참여하는 금융사업을 가리킨다. 금융사가 주도하는 정보기술(IT) 기반 금융서비스인 ‘핀테크’의 반대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