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대…은행들 생존 위해 동남아 시장 개척과 해외 IB 진출 나섰다

윤혜림 입력 : 2020.06.09 06:43 ㅣ 수정 : 2020.06.09 06:43

5월에만 정기예금 8조원 감소…고객 이탈 증가와 예대마진 감소에 성장 가능성 높은 해외로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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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4 대 은행 으로 번지고 있다 . 0% 대 금리시대가 열리면서 지난 5 월 한 달간 , 이들 은행에선 8 조원에 가까운 정기예금이 빠져나갔다 . 더불어 중도해지 이율까지 하향 조정되면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
 
이에 시중 주요 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 방어를 위해 수신 상품 금리를 인하했으며 중도해지 이율까지 하향 조정했다 . 이처럼 고객의 이탈로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이 어려워진 시중 은행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을 새 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다 . 이에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높이려는 은행권의 노력이 저금리시대 해답이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5월 한 달간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서만 8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연 0.5%로 인하하자, 시중은행들이 NIM 방어를 위해 수신상품 금리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이에 4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덩달아 하락하며 정기예금 고객들의 이탈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5월 말 기준 국내 4대 은행이 보유한 정기예금 잔액은 총 513조6324원으로 4월 말의 521조5373억원에 비해 7조9049억원(1.5%)이 줄었다.

은행별 정기예금 잔액은 △신한은행이 121조1605억원에서 2.7%가 감소한 117조8843억원 △KB국민은행은 145조3522억원에서 1.0%가 감소한 143조8455억원 △우리은행은 122조902억원에서 1.5%가 감소한 120조3085억원 △하나은행은 132조9344억원에서 1.0%가 감소한 131조594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계에선 이처럼 정기예금 잔액이 급감한 이유를 저금리로 인한 고객 이탈로 보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여파로 당장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정기예금을 해지한 이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저금리가 더 크다는 것이다.

더불어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일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3%포인트(p) 낮추었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은 금리 인하시기와 수준을 검토 중이다. 8일 기준, 시중 4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0.55~1.20%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8일 ‘퍼스트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0.9%에서 0.3%p 인하한 0.6%로 조정했으며, 부산은행은 8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0.2%p 인하했다.

이를 두고 은행권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의 이자수익이 악화됨에 따라, 지난 3월의 기준금리 인하 때보다도 더 빠르게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NIM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신한은행 0.2%p △KB국민은행 0.15%p (1.56%) △우리은행 0.14%p △하나은행 0.16%p가 하락했다.

정기예금 잔액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으로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시중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총 432조6800억원으로 지난 4월의 419조8800억원에 비해 3.05%가 증가했다.

수신금리가 계속 하락하자 시중은행들은 중도해지 이율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정기예금 고객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도해지 이율은 고객이 예금상품에 가입 후, 만기일 이전에 중도 해지할 경우 적용하는 금리다. 시중은행은 이달 초 중도해지이율을 0.1~0.3% 하향 조정했다.

이에 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 인하로 인해, 중도해지 이율이 만기 시의 이율보다 더 높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 성장가능성 높은 해외사업 확대…해외 IB 부문 시장 진출 전략도 수립

정기예금 고객의 이탈이 증가하고 수신상품의 예대마진으로 더이상 수익성을 내기 어려워짐에 따라 은행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에서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사업 확대의 경우,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을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뱅킹인 ‘쏠(SOL)’을 인도네시아 등에서 출시했으며,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동남아 지역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들은 해외 투자은행(IB) 부문의 시장 진출 전략도 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2097억원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PF 선순위대출과 관련한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더불어 지난 4월 말에는 아랍에미리트의 플랜트 프로젝트에 1230억원 규모의 에쿼티브릿지론(Equity Bridge Loan) 금융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해외지사인 베트남우리은행을 통해, 베트남의 교육그룹인 ‘응우옌호앙그룹’와 242억원 규모의 ‘비엔화국제학교 캠퍼스 설립자금 대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관련 경기침체, 은행 간의 디지털 경쟁 심화로 은행 NIM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증가하고 있는 저원가성 예금을 꾸준히 유치하는 노력과 함께 글로벌 부문에서 수익성이 양호한 지역에 적극 투자하는 전략을 세우는 등 비이자이익 부문을 확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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