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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인용 사장의 삼성준법위 사임 두고 엇갈린 해석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이인용(63) 삼성전자 대외협력(CR)담당 사장이 지난 4일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독립기관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위원직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날은 준법위가 삼성 측에 이행방안에 대한 추가 보완을 요구했고, 검찰은 ‘삼성 합병·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이 사장의 사임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준법위, “이인용 위원 사임은 준법위 권고로 늘어나는 삼성의 대외활동 전념 위한 것”
이 사장은 지난 2월 공식출범한 준법위의 유일한 삼성 내부인사였다. 준법위는 이 사장을 포함해 김지형 위원장,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외부인사 6명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됐다.
당시 김 위원장이 삼성반도체 직업병 관련 조정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을 직접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사장을 위원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11년간 삼성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많은 논의를 나눈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인사로 참여했던 이 사장이 준법위 출범 4개월 만에 위원직을 사임하자 두 가지의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인용 사장이 준법위 권고에 따른 후속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사임한다는 관측이다. 이는 준법위측 설명을 토대로 한다.
준법위는 지난 4일 회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인용 위원은 삼성전자의 CR 담당으로 최근 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회사가 사회 각계와 소통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득이 사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고 설명했다. 즉, 준법위 체제 가동에 따라 증가하는 삼성전자 CR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내린 선택이라는 것이다.
준법위 설명대로라면 이인용 사장의 준법위 위원 사임은 향후 준법위 활동이 빠른 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준법위는 “후임 위원 선임 절차가 조속히 진행될 계획이다”고 전했다. 후임위원도 삼성 내부 관계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위는 앞서 권태선 위원 사퇴로 생겨난 공석을 채울 후임 위원 선임도 논의할 계획이다.
■ 준법위의 동시다발적 권고가 삼성을 압박?
반면,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준법위가 삼성그룹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압박한 게 사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논란 등과 관련해 사과하라고 권고했고,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사과에서 이 부회장은 ‘자녀 경영권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원칙 포기’, ‘노동3권 보장’ 등을 약속함으로써 굵직한 이슈들을 정리했다.
이에 준법위는 사과 다음 날인 지난달 7일 삼성에 지속가능한 경영체계 수립,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방안 등 대국민 사과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요구했다. 삼성그룹 20개 주요계열사 사장단은 지난 1일 문성현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만나 강연을 듣고 대화를 나눴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준법위의 행보가 삼성 측이 부담을 느끼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관측인 것이다.
■ 준법위의 향후 행보 및 이인용 사장의 CR에 대한 관심 커져
따라서 이인용 사장의 사임이 갖는 실질적 의미는 향후 준법위와 삼성의 행보를 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날 전망이다. 준법위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6차 정례회의에서 “(삼성 관계사들이 마련한) 이행방안을 수행하기 위한 세부적 ‘로드맵’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적 절차 규정을 정비하고 산업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을 검토해 주도록 요청한다”는 안건이 다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 관계사들은 이사회 산하에 ‘노사관계 자문 그룹’을 신설하는 등 준법 경영 실행 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준법위는 “구체적 이행방안에 진전된 내용이 포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가로 절차와 규정을 마련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삼성은 이달 안으로 준법위가 요구한 추가 주문에 대해 답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CR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이인용 사장이 향후 뉴삼성 정립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시장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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