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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금리 인하, 갈 곳 잃은 돈 미국 주식과 CMA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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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림
입력 : 2020.06.03 07:10 ㅣ 수정 : 2020.06.03 07:10

장난감·스트리밍 등 미국 언택트 관련주 순매수 행진 / CMA, 국내 증시 회복에 투자자 ‘파킹통장’으로 부상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동학개미운동’으로 지난 3월 순매수금액이 11조4901억원을 기록했던 국내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커진 지난달엔 5조60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데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에 관심을 보이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이 포진된 미국주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더불어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상품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계좌에 돈을 넣어둔 채, 큰 폭의 상승을 기다리고 있어 추후 투자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진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과 CMA 계좌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금액은 총 35조5117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수금액인 26조6981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 주식 순매수금액이 3월 11조4901억원을 기록한 이후, 5월 5조607억원을 기록한 것과 달리, 해외주식 순매수금액은 3월 8조8821억원에서 4월에는 9조9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5월에는 8조5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해외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중 미국 증시에 몰리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매수금액은 30조4673억원으로 해외주식 매수금액의 86.97%를 차지한다.

투자자들이 5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산 미국의 주식은 장난감 완구업체인 ‘해즈브로’로 총 1478억8796만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기존 상위권에 있던 애플(371억7581만원)이나 마이크로소프트(800억1696만원)를 뛰어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장난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외에 순매수 결제 금액 상위 10개 종목에는 자동차 제조사 테슬라(770억7267만원), 구글이 속한 알파벳(713억9456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월트 디즈니(596억5211만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497억4965만원) 등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미국주식에 돈이 몰리는 이유로 국내외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진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트렌드를 주도할 IT 기업주를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란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상승 정체 등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시장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미국 내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미국연방준비제도(Fed)는 국채나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며 시장 안정을 꾀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불안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자, 투자자들은 큰 폭의 증시 상승기를 기다리며 대기 자금을 증권사 CMA 계좌에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준 코스피는 2065.08로 전일 대비 1.75%가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증권사 CMA 잔고는 55조203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51조86844억원보다 6.43%가 증가했다. 역대 최대인 55조4115억원(2018년 1월 2일)에 근접한 수치다.

CMA는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넣어두는 대기성의 성격이 강한 상품이다.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돈을 투자 성향에 맞춰 운용한 뒤,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가 붙는다는 게 이점이다.

이에 반해 은행의 예·적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해지가 늘고 있다. 만기 1년인 예·적금의 금리는 0%대로 내려간 상태로, 지난 4월 해지된 예·적금 규모는 총 4조8879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진 은행의 예적금보다 금리가 높고, 종종 고금리 특판 상품이 출시됨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을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CMA에 넣어 조금이나마 높은 이자를 받으려는 것 같다”며 “최근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증권사에서 CMA 수익률을 낮추고 있어 가입 시 원금보장과 같은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유동성이 풍부해 부동산이나 금, 달러와 같은 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이미 가격이 꽤 오른 시점이고,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으로 3분기에 증시가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며 “아직은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초단기형 상품이나 1년 내외의 고금리 단기물에 투자하며 투자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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