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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뒤흔들 넷마블 방준혁의 ‘융합전략’, 빅히트 투자수익 배수 6.64배 넘봐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이종산업을 넘나드는 융합전략으로 주목받아온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투자 성과가 주목된다. ‘대박’ 조짐이다.
방탄소년단(BTS)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가 연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경우 빅히트뿐만 아니라 넷마블도 주연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가 시가총액 경쟁에서 JYP(박진영 대표), SM(이수만 대표) 등을 단박에 제치는 것보다 더 극적인 요소이다.
국내 3위 게임기업인 넷마블은 지난 2018년 4월 2014억원을 투자해 빅히트의 지분 25.7%를 매입, 빅히트의 2대 주주가 됐다. 빅히트의 최대주주는 방시혁 대표로 지난 해 연말 기준으로 4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 주식 24.1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기준으로 방 의장의 지분가치는 1조9133억원으로 재계 11위이다. 10위는 지분가치 1조 9682억원인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다. 방 의장의 올 연초 지분가치는 1조8719억원으로 10위에 랭크됐다.
빅히트가 상장될 경우 방 의장의 자본력은 부쩍 성장할 전망이다. 일반적인 증권가 추정치를 바탕으로 해서 볼 때, 투자액 대비 수익배수가 2.77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빅히트의 지난해 순이익 724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을 30배로 잡으면 시가총액은 2조 1720억원에 달하게 된다. 빅히트의 지난 해 매출액(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5872억원, 영업이익은 987억원이다.
국내 상장 엔터테인먼트사중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JYP 시총은 8110억원이다. 이는 지난 해 순이익 312억원 기준으로 PER은 26배이다. 막강한 BTS파워를 갖고 있는 빅히트의 PER은 30배 정도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시총이 2조 172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경우 넷마블의 지분 25.7%는 5582억원의 시장가치를 갖게 된다. 투자액 2014억원 대비 2.7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달 29일 좀 더 도발적인 추정치를 내놓았다. BTS가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빅히트 소속 아이돌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21년 예상 매출액은 최소 7500억원, 영업이익은 1800억원 내외에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미래실적에 PER 30~40배를 적용하면 빅히트 시총은 최소 3조9000억원에서 최대 5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넷마블 투자액 대비 투자수익 배수는 훌쩍 뛴다. 시총이 3조 9000억원이라면 넷마블이 보유한 빅히트 지분 가치는 1조 23억원이다. 투자액의 4.98배이다.
시총이 5조2000억원으로 치솟는다면 넷마블의 보유지분 가치는 1조 3364억원이다. 넷마블의 투자수익배수는 6.64배에 달한다.
융합효과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이 2년여 전에 2014억원을 빅히트에 투자할 당시 관점 포인트는 K팝을 활용한 게임부문 성장 가능성이었다. 게임사들이 한류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려고 해도 해당 콘텐츠의 저작권을 가진 엔터테인먼트사와의 협력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하지만 게임사가 엔터테인먼트사의 지분을 보유한다면 문제는 쉽게 풀린다.
실제로 넷마블은 빅히트에 거액의 지분투자를 한 뒤에 ‘BTS 월드’와 같은 모바일 게임을 신속하게 상품화할 수 있었다. BTS 멤버들을 아이돌로 키우는 여성취향의 모바임 게임인 ‘BTS 월드’는 지난 해 출시됐다. BTS의 팬클럽인 ‘ARMY(아미)’ 2000여만명을 타깃을 한 게임이었다. 큰 히트를 치지는 못했지만 손익분기점은 충분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가 상장을 통해 시장의 관심을 끌어올리게 된다면, 넷마블은 빅히트의 또 다른 한류 상품을 게임콘텐츠로 활용할 있다. BTS의 후속타로 기대를 받고 있는 TXT를 제약없이 게임상품으로 출시할 수 있다. 예컨대 TXT의 공식팬클럽인 모아(MOA)를 겨냥한 신작게임을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다. 넷마블은 빅히트의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산업에서 벌어들인 자본을 활용한 방준혁 의장의 투자 방식은 융합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넥슨의 김정주 의장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본업에 몰두하는 스타일인 것과 대조적이다.
방준혁 의장과 방시혁 대표는 6촌 이상의 친척이라고 한다. 방 의장이 준대기업 총수가 되면서 공개한 6촌 이내의 친인척에 방 대표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친척모임에서 만나는 관계라고 한다. 하지만 친척관계가 사업적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수익성과 시너지효과 면에서 양자의 손익계산서가 일치했다고 봐야한다. 그리고 그 손익계산서는 정확한 예측력을 발휘한 것이다.
코웨이의 경우도 그렇다. 넷마블이 지난 해 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국내 최대 렌탈서비스 업체 코웨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와중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지난 해 동기 대비 기준으로 올 1·4분기 매출액은 8.4% 증가한 7689억 원,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138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코웨이의 성장신화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코웨이가 구축해놓은 렌탈시장 마케팅 조직에 넷마블의 스마트홈 기술이 융합되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넷마블이 지닌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서 코웨이를 스마트홈 기업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방 의장의 융합전략은 한류와 게임, 마케팅조직과 스마트홈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향이다. 빅히트 상장으로 자본력이 두터워진다면 시장을 뒤흔드는 혁신자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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