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택배 이용 안 할래요”…쿠팡발 코로나 재확산에 ‘온라인쇼핑 포비아’ 확산 조짐
쿠팡 물류센터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 직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택배 상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발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온라인쇼핑 포비아’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총 96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날 69명에서 27명 늘었다. 여기에 쿠팡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 감염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자 택배를 뜯을 때 장갑을 껴야 하는지, 확진자가 나왔다는 곳에서 상품을 주문해도 괜찮은 지 등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특히 감염자의 작업 모자와 작업장에서 신는 신발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돼 감염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구매한 상품이 출고된 물류센터를 확인하는 방법도 맘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배송 물품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물류 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았거나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택배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확률은 굉장히 낮아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면서 “다만 택배 상자에 감염자의 비말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상자에 묻은 바이러스는 택배를 받은 24시간 이후에는 소멸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면서 뜻밖의 수혜를 입었던 이커머스 업계가 이번에는 코로나로 역풍을 맞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잇따른 물류센터 감염으로 이커머스 업계를 향한 소비자들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물류센터 폐쇄 후 주문 취소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요 지역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쿠팡 부천물류센터에 이어 고양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는데 당분간은 마켓컬리, 쿠팡 로켓프레시가 불안해서 못 시킬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로켓배송 덕분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유발해 안타깝다”면서 “쿠팡이나 마켓컬리 배송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택배 배송 이용률이 잠시 주춤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머지않아 SSG닷컴, 롯데온 등의 대체재를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