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글로벌 D램 시장의 2인자 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가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와의 소통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매출 신장을 위해서는 아닌 게 분명하다. B2B기업의 실적은 일반 소비자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실적을 위해서라면 글로벌 ICT기업과의 접촉면을 넓히거나 현재 다시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 와중에 반도체 판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게 맞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흥미로운 해석이 제기된다. 소위 ‘반도체 인재’ 양성론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다. 인재확보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에 맞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인재수급전략을 세워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강화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반도체에 대해 친근감을 갖도록 함으로써 미래인재 풀을 넓여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야기이다.
SK하이닉스 밀레니얼 세대 소통법은 반도체에서 영감을 받은 굿즈(제품)를 제작하는 행사를 마련하거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반도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계획하는 것 등이다.
■ 밀레니얼 세대 소비방식 중 하나인 굿즈 활용…애사심 고취시키고 대중적 친근감도 높여
최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칩 밑바탕이 되는 웨이퍼 무늬가 새겨진 ‘컵 받침’, 멀리서 보면 진짜 반도체처럼 보이는 ‘북마커’ 등 반도체에서 모티브를 얻은 굿즈 81종을 선보였다.
굿즈를 제작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제품원가와 판매 비용이 거의 같아 수익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한 이유는 회사가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다. 실제 SK하이닉스 직원 중 밀레니얼 세대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임직원들의 애사심 고취를 위해 굿즈를 제작하게 됐다”며 굿즈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굿즈 제작 및 판매는 현재 사내 행사이지만 사외로 확장될 수 있다. 하이닉스 이천·청주·분당캠퍼스 내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굿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만 판매돼 일반인들은 구매할 수 없다. 하지만 굿즈에 대한 요청이 많아지면 회사는 일반인들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향후 인재유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SK하이닉스 직원이 직접 알려준다
SK하이닉스가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방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이닉스는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SK하이닉스 반전(반도체 전도) 세미 콘서트’(가칭)을 개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상은 이천·청주·분당 소재 고등학교 1학년생(400명 내외)과 취업준비생(100명 내외)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교육을 꾸준히 해왔으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콘서트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연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반도체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테드(TED)식으로 진행하고, 신입직원과 고등학생이 함께하는 토크쇼와 퀴즈 등으로 구성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29.3%의 점유율로 삼성전자(44.1%) 다음으로 2위에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