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억원대 초프리미엄 TV 시장 공략, 샤오미·화웨이 따돌리기 ‘포석’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삼성전자가 이르면 오는 하반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을 뛰어넘는 가정용 ‘마이크로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의 마이크로LED TV 75형은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최상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인 만큼 1억원대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삼성이 마이크로LED TV 출시를 검토하는 이유는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있다고 해서 마이크로LED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정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자발광 마이크로LED TV, 백라이트 필요한 LCD 단점 극복하고 명암비 구현력 좋은 OLED 장점 겸비
마이크로LED는 5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소형 LED 소자 하나씩을 기판에 정밀하게 배열해 만든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특히 백라이트가 필요해 TV 두께 줄이기에 한계가 있었던 LCD의 단점을 극복하는 동시에 명암비 구현력이 좋은 OELD 장점을 겸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또, 높은 화질 구현은 물론 베젤(테두리), 사이즈, 화면비, 해상도 등 제약이 없는 특징을 갖는다.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QLED TV와 8K 이후를 이을 차세대 TV로 낙점한 이유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전자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부문 사장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소비자가전 박람회 ‘CES 2020’에서 마이크로LED를 75·88·93·110형 등 가정용에서 150·292형을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에 집중하는 이유는 글로벌 LCD TV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유일한 방법이라고 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금액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0.9%이다. 지난 2017년 26.5%에 비해 4.4%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물량 기준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은 2017년 20.0%에서 2019년 19.8%로 감소 추세이다.
샤오미,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업체가 저가 LCD TV 물량 공세를 강화함에 따라 LCD TV 시장에서는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LED TV 시장도 소니, 화웨이 등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진입함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레드오션’으로 변화하고 있다.
반면에 마이크로LED TV 시장은 급성장할 전망이다. NICE 평가정보(주)가 지난해 7월에 내놓은 산업테마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LED 시장은 2018년 348백만달러(약 4174억원)를 기록했고, 연평균 78.6% 성장해 2025년에는 20억158만달러(약 2조428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프리미엄 시장을 방어하고 초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 기술 대비 낮은 원가 경쟁력 극복 가능할 듯…1500만원이었던 LG전자 OLED TV도 300만원대
다만 마이크로LED는 소자를 기판에 하나하나 심어서 시간이 많이 든다. 이에 따라 기술 대비 낮은 원가 경쟁력이 단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에 내놓은 상업용 146인치 마이크로LED TV 판매가격은 최저 20만달러(약 2억2500만원)였다. 가정용은 이보다 작은 크기로 라인업이 구성되겠지만 출고가만 1억원대 안팎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LG전자가 2013년 초에 선보인 55인치 곡면 올레드 TV는 당시 1500만원이었으나, 이듬해 399원으로 가격이 1/4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마이크로LED도 차후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될 여지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더 월’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