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화웨이 제재에 긴장…트럼프·시진핑 갈등 향배 주목
미 상무부 화웨이 규제안의 모호성이 불씨/한국산 메모리 반도체는 미국 안보위협 없는 ‘표준 공산품’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중국의 대표적 통신기업 화웨이를 겨냥해 미국 상무부(BIS)가 새로 내놓은 제재안이 모호한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된 글로벌 기업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측의 구체적인 의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웨이 제재의 향배는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간의 정치경제적 갈등의 확대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양국 정상간 갈등이 격화되면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들의 매출에서 화웨이향 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명확하지만 대체로 SK하이닉스 쪽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유진투자증권은 블룸버그통신 집계 자료를 인용해 2019년 매출에서 화웨이향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SK하이닉스는 13.7%, 삼성전자는 1.4%라고 추정했다. 2018년에도 삼성전자가 8조원, SK하이닉스가 5조원의 메모리반도체를 화웨이에 팔면서 당시 연말 기준으로 각각 3.29%, 12.5%의 매출 비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AP칩은 화웨이 설계대로 위탁생산된 제품/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화웨이와 무관한 '표준 공산품'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화웨이 때리기'가 TSMC에 그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까지 확대된다면, SK하이닉스가 겪게될 충격이 삼성전자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가 화웨이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안보상 위험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화웨이 수출규제 대상의 조건은 두 가지이다. 첫째, '안보상 이유'이고 둘째는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한 반도체'이다.
TSMC의 경우 파운드리 업체이다. 화웨이가 주문한 설계대로 AP칩을 제작해 공급해왔다. 사실상 화웨이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화웨이의 5G장비처럼 '백도어'를 심어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
반면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표준화된 공산품'이다. 화웨이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제작된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화웨이에 공급된다고 해도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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