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디지털화폐, 은행 디지털화 쌍두마차 되나

윤혜림 입력 : 2020.05.12 05:30 ㅣ 수정 : 2020.05.12 05:30

대출 자격 심사도 온라인 이용…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거래 활성화로 종이화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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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시중은행이 고객상담부터 금융거래 등 전 영역에 걸쳐 디지털 은행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탈중앙화 신원식별(Decentralized Identifier·DID)’ 서비스와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CBDC) 발행 추진 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관련 시스템의 금융보안표준과 법체계 마련이 시급해졌으며, 은행권에서는 비대면 채널 이용 증가에 따른 사업의 디지털화를 위해 직원들의 교육이 필요해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언택트 이코노미(Untact Economy)’가 가속화되며, 국내 시중은행은 고객상담부터 금융거래까지 전반적인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은행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은행산업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은행들은 △디지털화 △초저금리 장기화 △해외영업 위축 △부실여신 증가 및 수익성 악화와 같은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다 해도 보건 우선주의의 확산과 변형 바이러스의 재확산 우려 등으로 소비행태·여행·투자·교역 등의 트렌드가 변화해 사회 전반에 걸쳐 비대면 채널의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비대면 채널의 이용 증가와 디지털화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권은 DID 시스템 도입과 CBDC 발행 추진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DID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신원에 대한 정보를 중앙화된 저장기관을 거치지 않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금융보안원은 DID 기반 금융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운용 시 보안성 확보를 위해 금융권 신원관리 체계인 ‘프레임워크’를 금융보안표준으로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에 DID가 도입되면 고객들은 DID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시 총 20개의 신원증명 절차 중 7개가 감소해 금융거래 이용이 보다 용이해진다. 또한 신용대출이나 보험금 정산과정에 필요한 자격심사도 은행 창구가 아닌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하나은행·우리은행·코스콤 등으로 구성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이니셜 DID 연합’이 자기주권형 증명지갑(앱) 이니셜을 이달 중순 출시할 예정이다.

이니셜 이용자는 각종 증명서를 이니셜 앱으로 발급받은 뒤, 필요한 순간에 확인이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 간편하게 제출할 수 있다. 또한 은행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입력했던 아이디·비밀번호도 이니셜 앱 QR코드를 통한 간편 로그인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또 다른 변화는 디지털 화폐의 도입이다. 지난달 6일 한국은행은 CBDC 발행을 위한 선행 연구를 2021년 12월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CBDC 도입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온라인을 이용한 은행서비스가 증가하면서 현금을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줄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핸드폰에 깔린 앱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등을 이용해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시중은행들은 영업점과 금융자동화기기(ATM)를 축소하고 있다. 더불어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늘면서 CBDC가 필요해졌다.

CBDC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의 화폐를 말한다. 중앙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법정화폐 단위를 쓴다는 점이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가상자산(암호화폐)과 다른 점이다.

한은은 올해 안에 CBDC 구현기술 검토를 끝내고 내년 중 가동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CBDC의 장점은 전자형태로 저장돼 이용자 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현금처럼 지급과 동시에 정산이 완료된다는 점이다.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 관계자는 “CBDC를 도입하면 익명성을 제한할 수 있고, 이자 지급이나 보유 한도 등의 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며 “이용 목적에 따라 모든 경제 주체들의 거래에 사용될 수 있도록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과 발전상황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체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행권에선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컴퓨터용 언어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코딩(cording)이나 IT 업무와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인 신한·KB국민·하나·우리금융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코딩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알고리즘 이해와 코딩 실습을 위한 파이썬(Python) 실습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속화될 은행의 디지털화에 발맞춰 금융권은 이와 관련된 서비스 개발과 직원 교육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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