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인하’ 덮친 카드사, 해외시장에 진격하는 까닭은

윤혜림 입력 : 2020.05.11 05:30 ㅣ 수정 : 2020.05.11 05:30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지난해 해외법인서 흑자 기록…블루오션으로 떠올라/소비자·할부·자동차금융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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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수년전부터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 등 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신한카드·KB국민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해외법인에서 흑자를 기록하며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개선에 성공한 카드사들은 물론 BC카드·롯데카드·현대카드도 수익을 더욱 높이기 위해 소비자·할부·자동차금융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신한·우리·하나·KB국민카드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카드사는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며 새로운 수익원을 위해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어, 카드사의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해외 점포수는 모두 15개에 달한다. 이중 지난해 신한·우리·하나·KB국민카드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카드사가 해외로 진출한 것은 BC카드가 처음으로 2008년 중국에 ‘비씨카드 과학기술(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후 10년 동안 국내 카드사들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캄보디아, 카자흐스탄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따라 베트남과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에 카드사 진출이 집중하고 있다. 현재 국내 카드사 중 해외 진출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삼성카드뿐이지만,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급성장에 진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소비자 금융대출은 물론 자동차할부 금융시장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의 ‘신한파이낸스’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신한인도파이낸스’, 미얀마의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푸르덴셜베트남파이낸스를 인수해 회사명을 변경한 ‘신한베트남파이낸스’ 등, 총 4개 나라에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 4개 나라 현지법인을 통해 달성한 당기순이익은 총 205억원이다. 이는 2018년 적자를 기록했던 ‘신한인도파이낸스’가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로 돌아선 데다, 카자흐스탄의 ‘신한파이낸스’가 지난해부터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등의 영업 활동을 시작해 수익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파이낸스’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해 이익을 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여신전문금융회사인 ‘PT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와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자회사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한 올해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첫 해외 지점인 ‘KB대한특수은행 센속 지점’을 열었다.
 
‘KB대한 특수은행’은 2018년 7월 KB국민카드에 편입된 후, 당해에는 2억55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19년에는 1억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빠른 기간 내에 흑자전환을 이룩한 만큼, 올해는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라오스에서 자동차할부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B코라오 리싱’은 2018년 20억7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42억5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미얀마 해외법인인 ‘미얀마투투파이낸스’가 지난해 27억1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 3억4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883.2%가 상승한 것이다. 우리카드는 2016년 10월에 미얀마에 진출해 현지법인인 미얀마투투파이낸스를 설립했으며 2016년 12월 소액할부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한 지,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인 ‘롯데파이낸스’를 출범했으며 올해 2월에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베트남 은행연합회에 가입했다. 롯데카드는 올해 18개 영업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며 소비자금융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작년 10월 베트남 소비자금융 기업인 'FCCOM'의 지분 50%를 490억원에 인수해 합자법인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대카드는 현지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와 연계해 자동차 금융시장 확대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 국책은행인 만드리은행과 결제대행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베트남 현지의 리엔비엣포스트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 플랫폼 지식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타 카드사들이 동남아 지역에 진출했던 것과 달리, 하나카드는 2017년 5월 ‘하나카드 페이먼트’를 통해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하나카드 페이먼트는 일본 내 가맹점의 위챗 페이 결제환경을 지원하는 업무를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8년 406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096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은 수수료 인하라는 국내 악재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의 진출을 의미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카드사 전체의 수익과 비교하면 그 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초기 투자단계에서 단시간 만에 흑자로 전환한 만큼, 해외시장에서 자사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할부금융업이나 자동차금융업 확장에 더욱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카자흐스탄과 미얀마 해외법인에 224억원과 241억원의 신용공여를 실행했다. 이는 모회사가 자회사에 신용공여를 하면, 자회사는 차입금리 인하 및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한카드는 최근 미얀마 정부에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이전까지 신한카드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액금융서비스만 제공했다. 하지만 이번 라이선스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할부금융 및 리스 등의 사업이 가능해져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태국의 여신전문금융회사인 ‘제이핀테크(JFintech)’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지분을 인수했다. KB국민카드는 인수계약과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자회사로 편입해 태국 금융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카드사가 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태국이 동남아 지역에선 비교적 우수한 신용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해외법인의 이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소비 활동 위축으로 카드 사용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서도 디지털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해외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경험 부족과 막대한 투자비용으로 인해 아시아권에 국한돼 있지만,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점점 더 진출 지역이 넓어지고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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