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배달의민족은 ‘상생철학’ 실천?…가맹점주 3배 늘고 평균매출은 54% 증가
우아한형제들 최근 4년간 매출자료 분석해보니…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새 수수료율 체계를 도입했다가 철회하는 홍역을 치렀다. 배민 앱을 이용하는 상당수의 가맹점주(이하 가맹점주)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의 거센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 시스템이 사실상 큰 폭의 수수료 인상 감내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우아한형제들이 강조해 온 ‘상생철학’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도 일종의 역풍이다. 배달의민족의 매출성장세가 가맹점주들보다 가파르다면 비판여론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뉴스투데이가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달의민족보다 가맹점주들이 매출면에서 더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 우아한형제들 지난 3년간 매출액 증가율 하락 추세 VS. 가맹점주 매출액 증가율 증가하거나 하락폭 적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배달의민족 가맹점주들의 연 매출액은 각 1조8800억원, 3조원, 5조2000억원, 8조6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아한형제들은 849억, 1626억원, 3145억원, 5654억원을 기록했다.
2017·2018·2019년 가맹점주들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각 60%, 73.3%, 65.3%다. 같은 기간 우아한형제들은 91.5%, 90%, 80%이다.
가맹점주의 2018년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73.3%로 2017년(60%)과 비교해 10.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아한형제들은 1.5% 하락했다. 2018년 대비 지난해의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 가맹점주들은 8% 감소했다. 이에 비해 우아한형제들은 10%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우아한형제들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가맹점주들은 2018년에는 매출액 증가율이 상승했고, 2019년에는 하락했지만 그 하락폭이 우아한형제들보다 적다.
■ 가맹점 당 연 평균매출 3년만에 54% 증가 …2016년 4178만원 → 2019년 6418만원/가맹점주는 2.97배 증가
또 가맹점 당 연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가맹점 당 각 연 평균매출은 4178만원, 5172만원, 6047만원, 6418만원으로 늘어났다. 3년만에 54% 증가한 셈이다.
가맹점 당 연매출은 해당 연도의 가맹점주 매출액을 가맹점 수로 나눈 값이다. 예컨대 2019년 매출액 8조6000억원을 같은 기간 가맹점 수 13만4000개로 나누면 약 6418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실제 점포별 매출은 달라질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을 이용하는 가맹점 수는 2016년 4만5000 업주, 2017년 5만8000 업주, 2018년 8만6000 업주, 2019년 13만 4000 업주로 매년 늘고 있다.
3년만에 가맹점주가 2.97배나 증가한 것이다. 음식자영업자들이 배달의민족이라는 배달앱을 활용해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레드오션'에서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현실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가맹점주 매출액 증가 불구 우아한형제들 영업이익 적자전환...치열한 경쟁으로 '비용증가'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액 증가는 가맹점주들의 꾸준한 매출 증가가 반영된 결과이다. 가맹점 주와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양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은 4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이 –364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3월 실적 발표에서 우아한형제들은 “광고와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등의 지출이 늘면서 2018년과 비교해 2019년 영업이익이 889억원 줄어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광고와 마케팅 비용, 그리고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지출 비용 증가는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8월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음식 배달대행 서비스 ‘쿠팡이츠’가 1만8000원에 이르는 최저시급을 보장하고 배달비 ‘0원’이라는 파격 마케팅에 나섰을 때 배민은 ‘라이더’를 모셔와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쿠팡이츠는 당시 배달 건당 7000원의 수당도 지급해 배민·요기요 등의 4000원 안팎의 수당과 비교해 2배 이상 가까이 많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라이더 확보를 위해 배민은 라이더를 위한 프로모션 지출 비용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점점 더 치열해지는 배달시장에서 회사와 사장님들(가맹점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면서 “그 방안 중 하나가 ‘오픈서비스’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년간 준비해온 서비스를 접고 새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우리가 느낀 바는, 우리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 채택한 서비스가 최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사장님들, 서비스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더 많이 들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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