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경제 흐름뿐 아니라 일자리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여행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고용창출의 원동력으로 주목받아왔던 우버, 에어비엔비 등의 공유경제 일자리가 격감하고 있다. 소위 ‘긱경제의 침몰’ 현상이다.
반면에 배달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코로나19 수혜자로 거듭났다. 관련된 온라인 결제 서비스 기업도 연일 최고주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채용도 현저하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내 대표 배달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는 지난 29일부터 약 50명의 경력직 서버 개발자를 공개 채용하고 있다. 배달원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 세계최대 승차공유업체 우버 14% 감원, 에어비앤비도 25% 감원
시장조사업체인 세컨드메저(Second Measure)는 미국 소비자의 신용카드 정보 분석을 통해 지난 3월 우버의 탑승 횟수가 83% 줄었다고 분석했다. 브라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서비스 이용이 큰 폭으로 줄어 매출액이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봉쇄령이 풀려도 코로나19 확산 예방 움직임으로 인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매출급감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승차공유업체 우버는 이날 3700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직원의 약 14%에 해당한다. 주로 고객 지원과 채용 부문 직원이다. 또한, 최대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지난 5일 직원 1900명을 해고했다. 이는 전체 직원 7500명의 25%에 달한다.
■ CJ대한통운 관계자 “2018년 이후 택배기사는 많이 증가했다”/구역별로 택배물량 증가하면 택배원 채용 증가
공유경제에 불어 닥친 ‘경제 신드롬’이 CJ대한통운과 NHN한국사이버결제로 대표되는 “택배” 사업으로 옮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 대부분에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형성돼 택배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손잡고 쿠팡과 경쟁하는 택배강자이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쿠팡, 배달의민족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결제업체이다.
단연, 코로나19가 본격화된 1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CJ대한통운의 실적은 매출액 2조5618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 4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택배 부문 실적 개선이 글로벌 부문 실적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계약물류와 글로벌물류 매출액은 약 –1%에서 –2% 가량의 감소세로 예상했지만 택배 분야의 매출액은 23%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쿠팡과 경쟁하는 CJ대한통운과 네이버의 연합이 코로나19에 힘입어 성장 동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의 실적은 전체 택배기사의 수와 연관성이 깊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7일 본지와의 전화연결에서 “회사 측에서 발표한 택배기사는 2018년 기준 전국에 1만8000여명이며 2년간 택배기사는 많이 증가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보는 택배기사와 전담 물품만 관리하는 택배기사, 택배업체에서 따로 단기시간 노동자 등 여러 형태의 택배 관련 종사자 있다”고 말했다.
단, 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매출과 택배기사 직원 수가 무조건적인 정비례 관계에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택배기사들은 CJ대한통운에 직접적으로 고용된 분들이 아니고 대리점하고 계약이 되어있는 개인사업자 형태이다”며 “그래서 그들이 담당하는 구역에 물품이 증가하면 사측이 고용을 직접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대리점 및 택배기사와 협의해 택배기사 수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전체 택배물량은 변함이 없어도 일정 구역의 택배물량이 급증했다면 전체 택배기사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 NHN한국사이버결제, 지난 3월 이후 주가 2배가량 폭등
지난 6일 금융 데이터 전문기업 에프엔가이드는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올해 연결 1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811억원, 2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2.83%, 영업이익은 7.37% 증가한 수치다.
매출증가는 NHN한국사이버결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NHN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올랐으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이후 지난 4일까지 74.8% 급증했다. 주가 차트를 살펴보면 지난 3월17일 2만2200원이었던 반면에 7일 16시 기준 4만21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외국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NHN한국사이버결제 주식 48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진 NHN 대표는 페이코 오더를 기반으로 간편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만개 가맹점과 계약했고, 올해는 그 수를 5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