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최악의 4월 보낸 현대차 5월 실적개선할까...트럼프의 고집이 지원군?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미국 정부가 경제활동 정상화를 강행함에 따라 북미 시장 판매량이 급감했던 현대자동차가 실적회복의 계기를 잡을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간 이동과 상업활동을 봉쇄했던 주 및 연방정부 조치가 해제되면 미국시장 수요가 점차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7일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미국및 유럽 등 주요국의 수요는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5월 이후 주요국의 경제가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북미 및 유럽의 수요는 4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라고 기술했다. 그는 “이제는 5월 이후 수요 회복에 주목할 시기”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제정상화를 강행하는 것이 현대차의 북미시장 판매량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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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시시피주, 텍사스주등 10일(현지시간)부터 부분적 경제활동 재개
미국 정부는 하루 1만여 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오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보건 수칙을 앞세워 봉쇄된 경제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주말인 오는 10일까지 43개 주(州)가 부분적으로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동 제한을 가장 먼저 내걸었던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미시시피주, 텍사스주 등이 소매점포와 식당, 예식장, 헬스장 등의 영업을 다시 허용한다. 이미 지난달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시는 뉴포트비치 해수욕장을 재개장해 5만 명의 인파를 모은 바 있다.
연방정부 역시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한 ‘밀고 당기기’에 들어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해체 및 다른 기관으로의 이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하루만에 번복했다. 트럼프는 사회관계망(SNS) 트위터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는 무기한(on indefinitely) 지속될 것이며 안전과 국가 경제활동 재개(OPENING UP)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적절하다면 사람을 더 뽑거나 뺄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를 마비시켜 온 코로나19의 확산은 지난 3월 말부터 본격화됐다. 3월 22일 신규 확진자 수 0명을 기록했던 미국은 이틀 뒤 2만 341명, 지난달 26일에는 3만 8509명이 하루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확진자 증가세는 줄어 지난 6일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기준 신규 확진자 1만 6200명, 누적 확진자 117만 1185명, 사망자 6만 2698명을 기록하고 있다.
■ 4월 현대차 해외판매량 70.4% 감소 / 코트라 “車업계, 언택트·로컬공급망 확산될 ‘뉴 노멀’ 대비해야”
현대차는 대규모 확산이 있기 전인 1분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부진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미국 현지 판매량은 현대차가 전년 대비 12.58% 감소한 13만 4830대, 기아차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신차 효과가 판매량 감소폭을 상쇄하면서 전년도 대비 0.99% 증가한 13만 7945대를 기록한 바 있다.
북미와 유럽 대륙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창궐한 지난 4월에는 전체 해외 판매량에 타격이 가해졌다. 현대차의 올해 4월 해외 시장 판매량은 8만 8037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 29만 7540대에 비해 70.4%가 줄어들었다. 기아차 해외 판매량 역시 지난해 18만 5943대에서 올해 8만 3855대로 54.9%의 감소폭을 나타냈다.
현대차가 이 같은 성적을 뒤집으려면 다시 열릴 미국 시장에서 종전과는 다른 영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질 자체가 변화를 겪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적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지난달 28일 동향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찾아올 자동차 업계의 많은 변화들을 ‘뉴 노멀’이라고 통칭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라며 “특히 뉴 노멀 시대에는 오랜 시간 동안 전자상거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자동차의 온라인 유통 채널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기술했다.
보고서에서 예로 든 변화 요소로는 △교대근무 주기 및 생산소요시간 재설계 △조립공정 간격 재배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 구애받지 않는 생산 공장 인근 공급업체 선호 △공급업체의 준비도와 물류 역량의 중요 지표화 △비대면 및 온라인 채널 이용 소비자 증가 △소매 시장에서 딜러십의 역할 감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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