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현대차의 미국 및 인도공장 시장 회복세 기대감, 트럼프와 모디가 변수
김태진
입력 : 2020.05.05 07:07
ㅣ 수정 : 2020.05.05 07:07
미국 앨라바마 공장 및 인도 첸나이 공장 단계적 재가동 시작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현지 공장 ‘셧다운’ 사태를 겪은 현대차의 4월 미국 내 판매가 절반가량 하락했다. 미국 판매량은 2만7238대로 전년 동기(5만7025대) 대비 52.5% 급감했다. 2009년 4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한, 지난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월 인도에서 사상 첫 ‘내수 판매 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5월 현대차의 해외 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실적 반등 희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공장은 대부분 현지 판매 목적이기 때문에 완전 재가동될 경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4일 47일 만에 생산 활동 재개에 나섰으며, 인도공장은 지난 3월25일 전국 봉쇄 조치로 셧다운된 이후 약 2달 만에 이번 주 중으로 조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5월 해외 실적을 판가름하는 미국 및 인도 공장의 재가동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트럼프는 주별 경제활동 재개 지원사격/미국시장 조기 정상화 혹은 코로나19 재확산의 분수령?
아반떼, 소나타, 싼타페를 생산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3월18일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셧다운에 들어갔었다. 지난 4일 앨라배마 공장 측은 우선적으로 일부 근무만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반부터 완전 재가동이 아닌 점차적으로 몇 주에 걸쳐 생산 라인과 투입 인원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코로나19 추이를 살피고 현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현대차의 기존 태도와 동일하다.
더불어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작업장 내 물리적 거리를 두고 시차 출퇴근제 등의 사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각주의 경제활동 재개가 해외 공장의 재가동율에 돌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주별로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휴일인 지난 3일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 섭씨 20도를 웃도는 화창한 주말 날씨가 이어지자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야외에 나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1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1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현지 행정당국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는 시민들에게 코로나19 재확산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주의 자율에 의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코로나19 검사강화를 위한 연방정부 및 민간기업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활동 재개 드라이브에 의해 미국시장이 생각보다 빠른 시기안에 정상화의 수순에 접어들지 아니면, 미국 각주의 외출 금지령 해제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져 공장의 완전 재가동에 제동을 걸 것인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 인도 정부 봉쇄령 이달 17일까지/봉쇄령 해제돼야 인도시장 회복국면 접어들 듯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 3월25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인도 남부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의 현지 공장 또한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 3월22일부터 문을 닫았다. 이번 첸나이 재가동은 인도 정부가 내건 경제활동 허용 조건에 해당돼 승인받아 가능해진 것이다. 봉쇄 기간 학교, 교통 서비스, 산업시설을 모두 폐쇄했고, 주민 외출도 필수품 구매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봉쇄령으로 졸지에 일자리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인도 국민들도 ‘봉쇄령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최악의 비극을 막기 위해 봉쇄령 해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인도공장 재가동이 판매회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모디 총리의 추가 결단이 요구되는 상황인 것이다.
첸나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70만대이며 이번에는 전체 공장의 절반 정도가 가동될 것으로 전해졌다.
첸나이 공장의 가동률은 인도의 봉쇄령 해제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첸나이 공장은 셧다운부터 재가동까지 인도 정부의 지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근무 인원, 생산 라인 등의 지침을 제시한다.
인도의 봉쇄조치는 이달 17일까지이다. 앞서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애초에 지난달 14일까지 예정되어있던 봉쇄조치를 이달 3일로 연장했었다. 이를 또 한 번 더 연장해 17일까지로 이어진 것이다.
두 번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봉쇄령 해제는 쉽사리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봉쇄 조치에도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만998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30일 인도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이래 일일 최다 수치다. 신규 사망자도 역시 하루 최다인 83명으로 집계됐다.
인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추가돼 4일 오전 9시까지 4만2533명으로 누적 4만명을 넘어섰다. 3일 연속 2000명 이상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확산세가 계속되는 만큼 첸나이 공장은 타지역에 비해 완전 재가동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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