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아모레퍼시픽의 진짜 경쟁자는 LG전자, 그 3가지 관전 포인트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4.23 05:21 ㅣ 수정 : 2020.04.23 08:02

이종(異種) 기업이 가전과 미용시장을 넘나들며 '프리미엄 소비자' 경쟁적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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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국내의 대표적 화장품 제조업체 ‘아모레퍼시픽’과 '가전 명가'로 불리우는 ‘LG전자’는 시장에서 아무런 교집합이 없었던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이 고도화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외견상 LG전자가 '공격자'이다. 매년 17% 이상 성장하는 ‘홈 뷰티기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방어자'는 국내 화장품시장 점유율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다.

 

그러나 LG전자가 공격자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아모레퍼시픽도 가전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공격과 방어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가전과 미용시장을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양사의 치열한 경쟁 양상은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출시한 ‘LG 프라엘 플러스 4종 및 초음파 클렌저(맨 왼쪽)’와 아모레퍼시픽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의 뷰티기기 ‘스킨 라이트 테라피II’ [사진제공=LG전자, 메이크온 홈페이지]

 

■ 3D 마스크 시장선 아모레가 공격자, 화장품 회사가 ‘CES 2020’에서 혁신상 수상

 

우선 LG전자의 영토인 가전시장에 아모레퍼시픽이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0’에서 자회사 아이오페의 ‘맞춤형 3D 마스크’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화장품 회사가 CES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아이오페 3D 마스크’는 렌즈가 달린 기계에 사용자 얼굴을 갖다 대면 기계에 입력된 데이터가 3D 프린터로 이동해 이용자 얼굴 골격에 맞춰 출력된다.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정교한 '개인 맞춤형 미용팩'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드로겔로 만들어지는 이 팩 시트의 예상 가격은 8000원이며, 현장에서 피부 상태 측정과 상담이 더해지면 가격은 변동될 수 있다. ‘아이오페 3D 마스크’는 다음 달 초 다시 문을 여는 ‘아이오페 랩’에서 진행된다.

 

3D 마스크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에서 뷰티기기 '스킨 라이트 테라피II'를 판매하고 있다. 미세전류와 LED의 시너지케어를 통해 수분과 윤기, 탄력을 증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용법은 미세전류가 나오는 표면을 볼 중앙에 대고 알림음이 끝날 때까지 떼지 않고 기다린다. 그 뒤 피부 상태 측정에 따라 추천된 모드를 확인한 뒤 얼굴에 미세전류가 나오는 표면을 골고루 문지르면 된다.

 

LED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LG의 더마 LED 마스크 제품과 유사하나, 아모레의 제품은 기기를 손에 쥐고 얼굴을 문질러 피부를 관리하는 것이고, LG 더마 LED 마스크는 기기를 얼굴에 착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뿐만 아니라, LG 더마 LED 마스크는 안구 유해 가능성이 있는 블루라이트를 절대 사용하지 않고, 마스크 내부에 장착된 아위쉴드는 마스크 LED 빛을 99.8% 차단한다.

 

■ 홈뷰티도 가전 기술로 승부하는 LG전자, LED마스크로 FDA 인가 획득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핵심기술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LG전자의 ‘LG 프라엘’은 출시 이후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홈쇼핑에서 LG 프라엘 주문 금액은 170억원으로 같은 기간 선보인 8개 뷰티관리기 브랜드 중 매출이 가장 높았다.

 

LG 프라엘의 핵심 뷰티기기는 △LG 더마 LED마스크(피부톤 및 탄력 관리) △토탈 리프트업 케어(탄력 관리 및 리프팅) △갈바닉 이온 부스터(화장품 흡수 촉진), △듀얼 모션 클렌저(클렌징) 등 4종이다. 제품에 탑재된 저전력 배터리 기술과 LED 광학 파장 관리, 진동 제어 등은 LG전자 소형 가전에 쓰이는 기술들이다. 지난해 7월 안전성과 효능을 대폭 강화해 ‘LG 프라엘 플러스’ 4종이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했다. 

 

더마 LED마스크는 국내 판매 중인 가정용 LED 마스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lass II 인가를 받아 안전성을 입증했다.

 

LG전자는 최근 홈뷰티 사업 강화를 위해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산하에 ‘홈뷰티사업담당부서’도 신설했다. 또 최근에는 뷰티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피부과학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홈뷰티기기 핵심기술 연구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6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 산하 단체인 피부의료기기연구회의 소속 교수와 전문의로 꾸려졌으며, 박경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가 자문위원장을 맡는다. 

 

■ ‘LG 프라엘 플러스 4종’ 구입 시 259만6000원 VS.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메이크온 뷰티기기 20만원

 

프리미엄 소비자를 두고 벌이는 두 회사의 뷰티기기의 가격을 보면, LG전자가 더 고가이다. ‘LG 프라엘 플러스’ 4종의 출하가는 △더마 LED 마스크 119만9000원 △토탈 리프트업 케어 59만9000원 △갈바틱 이온부스터 44만9000원 △듀얼 브러시 클렌저 34만9000원 등이다. 모두 구입 시 259만6000원이다.

 

이에 비해 아모레퍼시픽의 '스킨 라이트 테라피II'의 가격은 20만원으로 100만원이 넘는 LG 더마 LED마스크와 비교해 비교적 저렴하다. 

 

LG전자와 아모레퍼시픽이 앞다퉈 프리미엄 홈뷰티 시장에 나서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대한화장품협회가 지난 2017년에 발표한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Energias Market Research를 인용해 세계 뷰티 기기 시장이 연평균 17.8% 성장해 2023년에는 약 895억달러(110조2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 중에서도 가정용 뷰티기기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해 LG경제연구소도 시장조사업체 PMR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뷰티케어 기기(가정용 기기·살롱, 스파 등 업소용 기기) 시장 규모가 2020년 541억달러(약 61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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