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 ‘화수분야구’ 두산그룹 위기극복에 키워드 될까?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4.22 10:55 ㅣ 수정 : 2020.04.22 10:57

두산그룹 경영위기와 두산베어스 매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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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에이=이상호 전문기자/오세은 기자] 21세기 한국 프로야구 최고 명문팀은 누가 뭐라고 해도 두산베이스다. 두산 베어스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14차례나 정규시즌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코리안시리즈 단골이 됐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시리즈에 총 6번 진출해 3번의 우승을 거뒀다. 최근 5년으로 좁혀보면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이나 우승했다.
 
두산그룹 박정원회장이 2016년 두산베어스의 코리안시리즈 우승 직후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두산중공업발 경영위기에 매각 '우려'..."검토한 적도,계획도 없다"
 
이런 두산베어스에 대해 최근 일부 언론이나 네티즌들 사이에서 모기업인 두산그룹과 상관없이 매각설 내지 매각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두산그룹의 핵심인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그룹 전체의 위기로 비화하는 현실 때문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내는 두산베어스의 ‘화수분 야구’처럼 두산중공업이 일어나기를 응원하는 칼럼도 나왔다.
 
이에대해 21일 두산그룹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두산베어스의 매각은 검토한 적도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시중에서 두산베어스 매각설이 나도는 것은 현재 두산그룹 및 두산중공업이 만들고 있는 자구안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두산그룹은 임원 급여를 삭감하는 한편,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알짜 회사들의 매각이나 지배구조 변경 등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두산베어스는 경영상으로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와 더불어 흑자를 내는 거의 유일한 구단이다. 물론 모기업인 두산그룹의 막대한 지원이 있었지만, 2017년에는 556억원 매출에 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 최고 명문구단에 흑자구단..."매각대금 2000억원 이상"
 
한편으로는 바로 이런 점이 매각설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두산베어스의 브랜드 가치와 경영내용이라면 2000억원 이상의 매각대금을 바라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OB베어스에서 두산베어스에 이르기까지, 야구단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두산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두산그룹의 가장 성공한 계열사는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박정원 회장 등 오너일가와 경영진의 두산베어스에 대한 애정도 상상 그 이상이다. 두산베어스의 성공은 구단주인 박정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경영 스타일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평가된다.
 
두산베어스 야구단의 한 고위 임원은 “야구단의 성적은 야구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구단주가 선수단과 프런트의 영역을 철저하게 존중해주고 전폭적으로 응원해주었기에 영광을 맞을 수 있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그룹의 상징같은 존재, “박정원 회장 애정 상상 그 이상”
 
이는 두산그룹의 기업문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팎에서 평가하는 두산그룹의 분위기는 “최고령, 장수(長壽)기업으로서 전통과 무게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이 창업 4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가치는 ‘인재의 소중함과 인화(人和)’ 등 사람을 존종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두산가(家)는 선대부터 박정원 회장의 삼촌들까지 모두 인품이 중후하고 경우가 바른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이런 ‘중후장대(重厚長大)’한 기업문화가 두산중공업의 인수 등을 통해 중공업그룹으로 변신하고,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 등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그룹 경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베어스를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미국 메이저리그와 달리 대기업이 후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자산기준 재계 20대 안팎 그룹 중 프로야구단이 없는 기업은 POSCO, GS, 농협, 현대중공업, 신세계, 한진, CJ, 부영, LS, 대림,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등이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B2B 기업으로 프로야구단에 관심이 없고, 소비재 기업이라 하더라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등으로 인수 주체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두산베어스의 ‘화수분 야구’가 그룹의 위기극복에도 키워드가 될 수 밖에 없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야구의 명언처럼 두산그룹 또한 새로운 계기로 위기에서 벗어나기를 국민과 재계가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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