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장악한 비대면 서비스, 포스트 코로나에도 지속될까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종식된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에도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서비스가 비대면 중심으로 운영될지 주목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이용자는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드라이브스루 이용자 수는 올해 1~3월까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8%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간 접촉을 꺼려지면서 차 안에서 주문·결제·제품 수령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문이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차량 이동 중에도 매장 체류 없이 상품을 받는 등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여기에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환경적 영향으로 이용 고객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노량진 수산시장에도 도입됐다. 수협중앙회는 수산물 촉진 행사를 위해 노량진 드라이브 스루 판매소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어, 도미, 숭어, 연어로 이루어진 모둠회를 판매했다. 주문만 하면 즉석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모둠회가 나오는 데다 수산물 드라이브 스루라는 이색 체험에 소비자 반응이 좋아지자 오는 23일부터 5월 3일까지 서울, 광주, 세종, 포항, 하동 등지에서 추가 판매할 예정이다.
호텔업계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호텔 룸서비스 식사가 호캉스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했다. 제주신라호텔이 지난 3월 룸서비스 주문량을 분석한 결과 전월인 2월에 비해 40%가량 늘어 비대면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도 셀프 주문·계산대를 늘리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 기준 120개 점포 중 50곳 512대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46개 점포에서 441대 셀프 계산대가 운영됐다. 세 달 만에 71대가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비대면 서비스가 유통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 발(發)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무인화에 속도가 붙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기보다는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오프라인 점포는 오프라인 점포대로 두 유통 채널이 각각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코로나19가 조만간 진정되겠지만 이런 전염병 사태가 또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는 온라인 채널 시스템을 갖추는 데 투자할 것이며 온라인 유통업계 역시 물류 시스템 강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도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가 물류 운송부터 시작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꾸준히 확대 및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국내 유통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하나의 커다란 변곡점에 있는 상황 속, 비대면 서비스는 분야를 불문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정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우리 비대면 산업이 세계를 선도할 역량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해 적극적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힌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제18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 발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세계를 선도해 나갈 역량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상품과 서비스의 비대면 거래, 비대면 의료 서비스, 재택근무, 원격교육, 배달 유통 등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