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삼성전자 출신 박현종 bhc 회장의 5가지 혁신경영, 치열한 치킨시장서 초고속성장 한 비결
생존이 관건인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서 6년만에 5배 성장 / 오너경영체제의 경쟁력 입증한 주요 사례 평가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삼성전자 출신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공신화를 쓴 박현종 회장의 bhc치킨이 지난해 3186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외식업계는 전형적인 '레드오션(red ocean)'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 자체가 목표가 되는 시장이다. 그런 시장에서 박회장은 지난 2013년 '독자경영'을 시작한지 6년만에 bbc의 매출을 5배 이상 성장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생존을 훌쩍 뛰어넘는 초고속 성장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더욱이 박현종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글로벌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The Rohatyn Group)으로부터 bhc그룹을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경영인에서 오너경영인으로 변신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확고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오너경영체제는 bhc가 치킨업계의 강자 위치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bhc는 오너경영체제라는 한국적 기업전략이 오히려 혁신경영에 유리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주요한 사례로 꼽힌다.
bhc의 경쟁력은 가맹점 수 증가율에서 압도적인 선두라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13년 7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던 bhc는 지난해 매장이 1450여개로 약 두 배 늘었다. 이는 치킨 프렌차이즈 빅3인 교촌·bhc·BBQ 중 가맹점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다.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 또한 2013년 1억 4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 6000만원으로 3배를 뛰어넘었다.
박 회장이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임금옥 대표를 영입한 것도 혁신경영의 성과를 키웠다. bhc의 성장을 만들어내고 종합외식기업으로서의 발전을 정조준하도록 만들어낸 동력은 크게 5가지이다.
첫째 ▶마케팅 비용 늘리고 판관비 감축하는 경영혁신, 선순환 수익구조 만들어내
2013년 독자경영과 함께 bhc 수장을 맡은 박현종 회장은 파격적 경영구조 혁신을 단행함으로써 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먼저 불필요한 회의와 자료를 없애고 전산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수작업과 중복업무를 없앴다.
마케팅 비용을 과감히 늘리는 대신 판관비는 대폭 삭감했다. 박 회장은 마케팅 비용을 독자경영 전보다 3배로 늘리고 판관비는 600억에서 300억으로 절반으로 줄였다. 낭비를 최소화하고 투자를 극대화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결단은 큰 과실을 안겼다.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매출이 급성장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판관비 절감도 효과적 수익구조를 확립할 수 있었다. 본래, 매출 증가에 따라 판관비가 늘어나는 것이 상식이지만, bhc는 상식을 깼다. bhc 관계자는 "판관비를 줄인 것은 회사 내부 비용을 최대한 효율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로써 bhc는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의 증가로도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둘째 ▶'자체 물류 시스템' 구축 등 사업인프라 개혁…비용절감 ·효율적 관리 가능해져
박 회장은 경영환경 뿐만 아니라 인프라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현재 치킨업계에서 전국 단위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bhc를 포함해 단 2곳이다.
아웃소싱이 아닌 자체 물류 시스템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컨트롤을 통한 물류 로스 최소화,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 경쟁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bhc는 물류창고와 가맹점을 오가는 배송 차량에 법정 온도 유지를 위한 설비 투자와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해 가맹점에서도 배송 상황과 도착시간을 예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방의 열악한 모든 8개의 물류 거점도 시설이 완벽히 갖춰진 물류센터로 모두 이전해 물류 품질을 개선했다. 현재 100여 대의 배송차량이 운영 중이다.
현재 bhc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중앙물류센터 중심으로 직접 혹은 지역센터 거쳐 제주도 포함해 전국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 중이다. 전국의 가맹점에 신선한 식자재를 정확하게 공급하는 bhc의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셋째 ▶박 회장이 영입한 임금옥 대표…가맹점의 현장 목소리 반영하는 '상생경영' 정착시켜
박 회장이 2017년 영입한 임금옥 대표는 '상생경영'의 관점에서 bhc 도약에 또 다른 발판을 마련했다. 임 대표는 열정적으로 가맹점과의 접촉을 늘려 이들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활동을 펼쳤다.
특히, 가맹점주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시간에 맞춰 맛있는 치킨을 제공하는 데 집중 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홍보·판촉·광고를 본사에서 확실히 담당해 가맹점주가 추가 비용을 쓰지 않게 한 것이다. 임금옥 대표는 "예전에는 가맹점이 개별적으로 홍보, 판촉, 광고를 하기 위해 월평균 1~200만원의 비용 투자했는데 지금은 일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가맹점주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이 겪고 있는 실질적 문제를 하나씩 개선해왔다. 10단계에 이르렀던 치킨 조리과정을 R&D를 통해 3단계로 줄인 사례는 매우 유명하다. 이외 가맹점 e쿠폰 정산 시스템 개선, 상생지원금을 통한 시설 지원·보수 등으로 가맹점의 불편을 덜어줬다.
지난해에는 매장의 조리 시스템 개선을 지원했다. 이는 가맹점 매출에도 영향을 줘 올해 1~3월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전년비 평균 35%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넷째 ▶'뿌링클'·'뿌링치즈볼' 등 혁신적 신메뉴 개발(R&D)…신시장 개척 등 성장동력 유지
bhc의 단기간 성장 비결의 핵심에는 '신메뉴개발'이 빠질 수 없다. 프랜차이즈업계로서는 핵심적인 연구개발(R&D)영역이다. 큰 인기를 얻었던 '뿌링클'과 '맛초킹', 달콤바삭 치즈볼' 등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은 메뉴개발에 대한 적극 지원 때문이다.
bhc는 2015년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소 공간을 확장해 최신 연구 장비를 도입하고, 국내외 외식산업 동향과 트렌드 분석에 열을 올렸다. 더욱이 가맹점의 매출 신장을 위해 '1년에 2개 이상 신메뉴'를 약속하면서 bhc는 연구개발에 더 집중하게 됐다.
그 결과 인기메뉴 '뿌링클'을 탄생시켰고, 지난해에는 뿌링치즈볼, 뿌링감자, 뿌링소떡 등으로 치킨업계 '사이드 메뉴'돌풍을 이끌기도 했다. 기존에 없었던 '사이드 메뉴'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것이다. 끊임없는 메뉴개발을 통해 기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신시장을 개척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문화적 마케팅 및 사회공헌 전략...전지현과 '해바라기 봉사단'은 문화의 힘 입증
톱스타 전지현을 전속 광고모델로 기용해 bhc의 인지도 및 호감도를 높이는 한편, 사회공헌으로 신뢰를 쌓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도 탁월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bhc의 인지도를 올린 것은 '전지현'이라는 모델의 파워였다. 실제 bhc 자체 조사결과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후 인지도는 10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bhc의 이러한 결정은 전지현이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 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에 착안한 선택이다. 아이돌 모델을 발탁하는 관행을 버리고, 전지현이 가진 문화적 파급력을 통해 bhc의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장기적 고객 유치를 위한 신뢰를 쌓기 위해 사회공헌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bhc는 2017년 나눔과 상생의 정신을 담은 새로운 개념의 사회공헌 활동인 BSR(bhc+CSR)을 본격 가동했다.
bhc는 대학생 봉사 단체 '해바라기 봉사단'을 통해 아동보호시설, 쪽방촌, 요양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고객인 대학생들에게 bhc에 대한 깊은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bhc는 가맹점 인프라 확대를 통해 늘어나는 주문량을 커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 할 계획이다. 또한, 제품 라인업 재정비를 통해 소비를 확대한다. bhc치킨은 부분육 치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출시된 날개 부위로만 구성된 '윙스타 시리즈'는 출시 3개월 만에 90만개가 팔리는 인기를 얻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치킨 외 다른 품목으로도 사업을 확대해 '종합 외식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bhc그룹은 현재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국내 2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4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bhc는 "현재 다른 품목의 사업 확대를 위해 기획중"이라며 "bhc의 성공 신화를 모든 사업에 접목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써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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