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일하는 법 (3)] 이재현이 구축한 '일·가정 양립'철학, '사랑의 시간' 투자해 업무능력 키운다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4.09 06:18 ㅣ 수정 : 2020.04.09 06:18

배우자 출산휴가와 긴급자녀 돌봄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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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의 직장 어린이집 ‘CJ키즈빌’ 전경. [사진=CJ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지난 2017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변화를 꽤 한 부분은 조직문화다. 그중에서도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에 역점을 뒀다. 일과 가정의 균형은 '선순환 복지제도'라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이 행복해야 직장에서의 업무효율도 배가된다는 이야기이다. 기업의 임직원이 화목한 가정을 꾸리게 되면, 그 혜택은 기업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CJ의 '일·가정 양립지원 제도'는 '일하는 법'의 핵심 요소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CJ그룹의 일·가정 양립지원에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 △긴급 자녀 돌봄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 확대 등 4가지가 있다. 이 4가지 제도는 직장인의 일반적인 라이프 사이클 속에서 배우자와 자녀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랑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예컨대 배우자 출산 휴가를 썼던 남편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때에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일과 가정의 균형은 깨질 수밖에 없다. '자녀입학 돌봄 휴가'를 쓰면 이런 문제는 해소된다. 즉 4가지 제도는 상호간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이다.

 

■ '자녀 입학 돌봄 휴가'썼던 CJ직원, 10등 아빠에서 1등으로 승격?

 

우선 ‘자녀 입학 돌봄 휴가’는 CJ그룹 직원들이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해주는 복지제도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직원은 자녀의 초등 입학 전후로 유급 2주에 무급 2주로 쉴 수 있다. 유급 2주에 무급 2주를 붙여 쓸 경우 최대 한 달을 가정에서 자녀를 돌볼 수 있다. 저출산 시대에 보편화되고 있는 '한자녀 가정'의 경우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수많은 근심과 걱정을 낳는 대행사이다. "귀여움만 받아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리면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4주 간의 휴가를 통해서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시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부모는 책임을 다했다는 만족감을 가질 수 있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게 되는 아이도 초기 학교생활 적응에 유리해진다.  그 결과는 CJ직원의 업무 효율성 증대이다.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 직원이 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CJ ENM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글에서 따르면, CJ그룹 임직원들은 특히 ‘자녀 입학 돌봄 휴가’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CJ ENM 오쇼핑 부문에서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최영완 씨는 업무 특성상 저녁 미팅이 많아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그동안 아이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컸다. ‘아빠는 가족 순위 중 10등이야!’라는 아빠로서는 뼈를 때리는 말을 아이들에게 종종 듣기도 했다.

 

하지만 최영완 씨는 ‘자녀 입학 돌봄휴가’를 사용함으로써 그동안 아이들이 아빠에게 가진 서운한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 있는 날 최 씨는 평상시였다면 연차 혹은 반차를 내야 했다. 하지만 자녀 입학 돌봄 휴가로 시간에 쫓기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다.

 

더욱이 초등학교 입학 1~2주는 아이들이 수업을 위해 챙겨야 할 준비물과 과제가 많은데 이를 챙겨줄 수 있는 시간도 넉넉히 확보할 수 있었다.

 

‘자녀 돌봄휴가’는 처음으로 무리 지어 생활하는 ‘학교’에 설렘과 긴장이 공존하는 시기 아이들은 아빠의 손길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고, 아빠는 아이들의 과제들을 챙겨주며 학교생활 적응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돌봄휴가에서 복귀한 최씨는 더욱 활기차게 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돌봄휴가 제도는 CJ그룹, 직원, 자녀 등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하는 법'인 셈이다. 

 

■ CJ ENM 과장, "둘째 출산 때 출산휴가 사용해 첫째 아이와 깊은 교감 나눠"

 

CJ는 임신과 출산 관련해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CJ는 2018년 당시 5일(유급 3일, 무급 2일)이었던 남성의 출산휴가를 14일 유급으로 늘렸다. 당시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파격적인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였다. CJ ENM 오쇼핑부문 생활사업팀에서 근무 중인 양인석 과장은 "둘째를 출산했을 때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첫째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개인적으로 너무 필요한 휴가였다"면서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에 대한 케어도 필요한데 매일 함께 보내며 첫째에게 사랑을 듬뿍 줄 수 있어서 좋았고, 2주간 아내도 첫째 걱정 없이 산후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 제도였다"고 말했다.

 

현행 배우자 출산휴가는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의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고용평등법)’이 개정되면서 10일로 늘어났다. CJ는 세부방안을 통해 ‘임신 위험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개선했다. 기존에 임신 초기인 12주 이내와 출산이 임박한 36주 이후에만 신청 가능했던 이 제도를 12주와 36주 사이에 8주를 추가해 매일 2시간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 확대 이외에도 긴급하게 자녀를 돌봐야 할 상황이 생길 경우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루에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는 ‘긴급 자녀 돌봄’ 제도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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