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등 자동차5개사의 투혼이 빚어낸 착시현상, 3월 자동차 수출과 해외판매량은 엇갈린 추세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우려 속에 3월 자동차 수출과 해외판매 실적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자동차 수출은 늘었는데, 국내 자동차 5개사의 해외판매 실적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액은 38억1700만 달러로, 전년 동월(37억600만 달러) 대비 3%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 5사의 해외판매는 총 49만 6387대로 전년 대비 19.8% 급감했다. 왜 이 같은 모순이 발생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일까.
산업자원부 수출입동향 관계자는 2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불일치에 대해 "수출통계는 국내에서 생산해서 글로벌 시장에 수출한 물량인데 비해 해외판매량은 수출물량 이외에 미국, 인도 등 글로벌 공장에서 생산돼 현지 판매된 물량을 모두 포함한 수치"라면서 "지금처럼 현대차 등의 글로벌 공장이 셧다운된 상태에서는 수출이 늘어도 해외판매량은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공장은 돌아가는 데 해외공장은 생산중단 된게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수출 집계에는 해외공장에서 만든 후 현지 판매는 포함이 안 된다"면서 "해외 현지에서의 생산·판매 즉 수출 후 해외 판매 여부는 산자부의 수출입 동향 조사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 현대·기아차 등 해외공장 셧다운 장기화 대비해 국내생산 극대화에 전력투구
요컨대 한국의 우수한 코로나19 방역 시스템과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투혼이 빚어낸 착시현상이다. 더욱이 현대차그룹 등은 미국, 인도 등의 현지공장의 셧다운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공장의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수출과 해외판매간의 상반된 추이가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유럽·인도·브라질·러시아·터키 공장이 모두 가동을 멈췄다. 기아차는 미국·유럽·인도 공장을 중단했다. 이로써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전체 생산량 790만대 중 65%를 차지하는 해외공장 12곳 중 9곳이 셧다운됐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또한 미국과 유럽 등 본국의 공장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1일 나온 산자부의 3월 수출입 동향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2월 자동차 수출액은 24억200만 달러였다. 전년 대비 16.6% 감소했다. 그러나 3월에는 38억1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 또한 전년 대비 0.6% 증가한 19억35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반면, 자동차 5사가 같은 날 각각 발표한 3월 해외판매 실적을 종합하면, 전년 동월 대비 △현대차 26.2% 감소 △기아차 11.2% 감소 △한국GM 20.8% 감소 △르노삼성 57.4% 감소 △쌍용차 4.6% 감소했다. 5개사 모두 해외판매 실적이 감소했으며, 르노삼성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산자부는 자동차 수출 증가에 대해 SUV 라인업 확대에 따른 북미 시장 수출 호조, EU 친환경차 수출 증가세 등을 이유롭 꼽았다. 또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공장 가동 중단을 국내 기업 대체 등이 자동차 부품 수출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해외 공장 가동 중단을 국내 공장을 기반으로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