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포에 찬 선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겐 D램 부문 청신호?
모든 직업에는 은밀한 애환이 있다.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불가피함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그 애환을 안다면,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다. ‘JOB뉴스로 특화된 경제라이프’ 매체인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편집자주>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좀처럼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나 산업부문도 출현하기 마련이다. "비가 오면 우산장수가 돈을 번다"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그런 산업이 마스크, 손세정제, 코로나 진단키트 등에 국한된 게 아니다.
꼼꼼히 살펴보면 의외로 악재 속에서 선전하거나 성장하는 부문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상반기까지 내외부 행사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힌 것이 주목된다. 이는 '공포에 찬 선택'이다. 현재의 팬데믹이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우리 삶의 패턴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 결과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관계에 집중하는 행동 패턴이 코로나19 이후에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 MS는 내년 상반기까지 대규모 행사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 D램 수요 급증 신호?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IT 매체 지디넷은 MS가 2021년 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동안 내외부 행사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현재 계획하고 있는 △이그나이트(Ignite) 2020 △이그나이트 더 투어 △MVP Summit 2021 △빌드 2021 △ 인스파이어(Inspire) 2021 등의 행사를 디지털로 진행한다. 빌드, 인스파이어, 이그나이트는 수천 명 규모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의 이 같은 결정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의사결정으로 보여진다”라며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으로 인해 클라우드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수요가 늘고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MS의 변화된 이벤트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달 24일 화상회의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현재 상황을 앞으로도 재발 가능성이 큰 위기상황으로 진단하면서, 재택근무와 같은 현재의 변화가 지속적 현상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모든 관계사들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본인 역시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하면서 많은 점을 느끼고 있다면서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Work System)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세계적인 전염병의 재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근무시스템(자택근무, 화상회의 등)및 행사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MS를 다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복귀시키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클라우드 서버 산업이 팽창할 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된다.
■ 삼성증권 보고서,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상승 감안하면 큰 폭의 실적 개선"
실제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한 87억6000만달러(약 10조6854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물량은 27%나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라이프 스타일 확산과 공급망 차질 해소 등으로 반도체·가전·무선통신기기 등 IT 관련 품목 수출은 증가했다는 게 산자부측 설명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 가격이 회복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1일 나온 삼성증권 보고서도 올해 2분기도 D램 판매는 한자리수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이 전분기 대비 한자리수 중반으로 하락하지만, PC 등에 사용되는 서버가 10% 이상 상승해 D램 수요 전체는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법이다. 이 보고서는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상승을 감안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