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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 2%대 인상한 저축은행, 예대율·대출수익 모두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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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림
입력 : 2020.04.02 08:55 ㅣ 수정 : 2020.04.02 08:55

코로나19 사태로 대출 문의↑…금리 인상으로 대출 자금 마련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최근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등의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 시중 은행들과는 정반대 행보다.

 

저축은행은 대출수요 증가에 따라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높이려는 것이라지만,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이 어려워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을 통해 수익을 늘리려는 저축은행의 전략이란 분석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 시중 은행들과는 정반대 행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중 자본 상위권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3일과 26일 정기예금(12개월) 금리를 1.7%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지난달 24일 정기예금 금리를 2.0%에서 2.1%로 조정했다.

 

이 외에 안국저축은행·대한저축은행·아주저축은행 등은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이용할 경우, 일반 정기예금 금리인 2%보다 높은 2.2~2.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판매 중인 저축은행의 197개의 정기예금(복리, 12개월 기준) 상품 중 금리가 2% 이상인 상품이 총 70개에 이르렀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인하함에 따라, 예금 상품들의 평균 금리를 0%대로 낮추고 있는 시중 은행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의 금리를 높여, 돈 맡길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정기예금의 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 업무에 필요한 자금을 확충하고자 하는 저축은행의 전략인 셈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문의가 늘어나자 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 발 빠르게 자금 확충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늘어나는 대출수요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예금을 늘리려 한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고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줄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대개 융자 형태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캐피털사를 이용해 대출을 받곤 한다. 또한 캐피털사는 대개 자기 자금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 대출수요를 충당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회사채 발행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국채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1일 기준 1.092%)가 높아지는가 하면, 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회사채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수요가 줄고 있다.

캐피털사를 통해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비교적 대출을 받기 쉬운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대출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정기예금을 통해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금리 대출의 비중을 줄이고, 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의 입장에선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코로나19가 오히려 돌파구, 저축은행 대출 사업에 박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금리 대출의 비중을 줄이고, 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의 입장에선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가 증가하며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4.8%나 증가했다. 이에 저축은행은 대출 업무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 대출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을 통해 수익을 늘리려는 저축은행의 사업 추진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2723억원으로 2018년의 1조1084억원에 비해 14.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 가계와 기업을 합한 대출금액은 63조4000억원으로, 2018년의 57조8000억원에 비해 9.69%(가계대출 10.1%, 기업대출 9.3%)가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금액이 증가함에 따라 이 기간의 이자수익과 영업이익도 6.6%와 16.7% 상승했다. 이렇듯 대출을 통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기에 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 자금확보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8.0%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를 0.5%p 인하함에 따라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는 불가피해졌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고금리 대출 규모 축소 요구도 걸림돌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 고금리 대출 비중은 26.9%로 2018년의 45.2%에 비해 18.3%p가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각 저축은행에 대출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늘어난 대출수요의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예금금리를 높이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는 것은 각 사의 운영방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예대율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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