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하락장…고배당 ETF마저 맥을 못 추는 이유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4.01 06:50 ㅣ 수정 : 2020.04.01 06:50

금융주 부진·외국인 투자자는 인버스 ETF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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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여파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주가가 코스피보다 더 크게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업계는 고배당 ETF가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대표적인 고배당 ETF 편입종목에 해당하는 금융주의 부진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버스 ETF 투자 경향 등을 들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하락장 속에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은행주·증권주 등 금융주 부진…외국인 투자자는 인버스 ETF에 집중

 

[표=뉴스투데이 / 자료=한국거래소, 블록체인밸리]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고배당주에는 규모가 크고 자금력이 검증된 기업 주식이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주·통신주·정유화학주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고배당주가 편입종목으로 들어있는 고배당 ETF는 경기가 불확실하거나 증시가 흔들릴 때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경기 개선 시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경기 불확실을 넘어 경기 침체로 이어지자, 고배당 ETF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3월 1일에서 27일 사이 고배당 ETF는 코스피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13.55% 하락한 데 비해, KOSEF 고배당은 18.58%, KODEX 고배당은 18.51%, ARIRANG 고배당은 18.39% 감소율을 기록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고배당ETF는 코스피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당시 코스피가 40.73% 떨어진 데 비해 KOSEF 고배당은 43.35% 내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중 금리가 하락하고 나서 배당주 펀드로 돈이 유입돼야 하는데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특히 고배당 ETF의 편입종목에 다수 포진해 있는 금융주의 부진이 고배당 ETF의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은행·증권사 등 금융업계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금융주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경우 최근 0%대 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자부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주는 주가지수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부동산 등 투자자산 가치 하락, 투자금융(IB) 부문이 사실상 중단되는 상황 등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가 인버스 ETF에 집중 투자한 것도 고배당 ETF 수익률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앞선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리스크 헷지를 위해 코스피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ETF를 집중 매수했다”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고배당 ETF로 유입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대표적인 인버스 ETF 종목에 속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48만4000주(약 125억원)를 기록하며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불과 전날(30일)만해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 30만3000주(약 25억원)와 KODEX 인버스 15만1000주(약 11억원)를 순매수한 바 있다.

 

■ 배당수익률 높은 틈새 배당주 선별 투자…배당금↑ 증권주

한편 금융업계는 고배당 ETF가 빠른 시일 안에 반등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개별 고배당주의 단기적인 투자 가치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주의 경우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을 증액하는 증권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배당규모를 늘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보통주 1주당 1000원, 우선주 1050원, 2우B 1000원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현재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주당배당금)은 보통주 8.1%, 우선주 11.1%, 2우B 11.4%에 달한다.

이에 더해 금융업계는 지난 26일 기준 배당수익률을 높인 증권사들로 메리츠종금증권(8.29%)과 NH투자증권(7.78%), 삼성증권(6.90%) 등을 꼽았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발 실적저하로 인해 기업들이 일반주주를 위한 주당배당금(DPS: Dividend per Share)을 축소하게 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선 관계자는 “고배당주는 단기 트레이딩에 적합하며 매출액·순이익 성장률 등의 이익 모멘텀 등을 잘 고려해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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