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3.31 21:15 ㅣ 수정 : 2020.04.01 15:53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다양한 정보가 넘실대는 영상의 바다는 남녀노소, 개인과 기업, 직종을 불문하고 거대한 미디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무수한 영상의 홍수 속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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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이번에 소개할 유튜버는 ‘진용진’이다.
진용진은 151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브이로그,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주로 업로드한다. ‘그것을 알려드림’이라는 호기심 해결 콘텐츠로 스타가 됐다.
‘그것을 알려드림’은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패러디했다. ‘평소에 궁금하셨지만 내가 알아보긴 그렇고 시간 쓰고 싶지 않은 궁금증을 댓글이나 밑에 주소로 적어주시면 그 궁금증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라며 시청자들의 제보를 받아 영상을 만든다.
관련자를 직접 만나는 등 몸으로 직접 뛰는 조사로 1인 언론사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인터뷰 섭외력이 뛰어나서 별별 분야의 다양한 관련자를 소환한다. 심지어는 유명 정치인에 범죄자까지 등장할 때도 있다.
유명세를 얻은 이후 유명 유튜버 빡빡이 아저씨, 회사원A등과 콜라보 활동을 하기도 했다.
■ 인간적인 콘텐츠 ‘돠dream’과 ‘그것을 알려드림’
진용진의 원래 직업은 광고회사 영상 편집자다. 부업으로 시작한 유튜브가 잘 되면서 전업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자신의 일상, 랩 음악 등을 올렸기 때문에 래퍼 겸 유튜버로 불렸다.
첫 주력 콘텐츠는 ‘돠dream(도와드림)’ 시리즈였다. 구독자들의 사연을 받고 찾아가서 도움을 주는 콘텐츠로, 흔히 생각하는 불우이웃만이 아니라 다양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을 도왔다.
음치 여대생에게 노래 가르쳐주기, 자취생 저녁밥 차려주기, 26년째 모태솔로 소개팅 시켜주기, 군대 가는 구독자 하루 함께 보내주기, 어깨통증 때문에 못질 못하는 어머니 선반 달아 드리기 등이다.
본격적으로 진용진 채널을 유명하게 만든 ‘그것을 알려드림’은 작년 2월부터 시작했다. 평소 한번쯤 궁금했지만 위험해보이거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알아보지 못했던 호기심을 대신 해결해준다.
‘몇 백 억대 부자들도 요플레 뚜껑을 핥아먹을까’, ‘차가 막힐때 맨 앞에 차는 뭐하고 있는 걸까?’, ‘지하철 잡상인 따라가보기’, ‘연예인들이 기부한 코로나 성금은 어디로 갈까?’ 등 다양한 호기심을 다뤘고, 범죄와 연관된 아슬아슬한 수위의 호기심을 해결한 적도 있다.
‘도를 아십니까? 따라 가보기’, ‘성인PC방은 뭐하는 곳일까? ‘일수를 빌리고 못 갚으면 어떻게 될까?’ ‘가출 팸에 혼자서 들어 가봤습니다’ 등이다. 위험한 호기심을 다루다 실제 범죄현장을 보기도 한다. 장기매매 조직원과 직접 통화하거나, 여성의 입던 옷을 사고파는 현장을 조사하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런 아슬아슬한 콘텐츠는 진용진의 채널을 크게 성장시켰지만 위험도 불렀다. 최근 누군가 집에 무단침입하거나 문을 치고 가는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 유명해지자 얼굴이 알려져서 인터뷰 대상들이 미리 도망치기도 한다. 때문에 진용진은 이제 가급적 위험한 호기심은 다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호기심 채널로 유명해진 지금도 진용진은 스스로를 ‘사람을 돕는 유튜버’라고 칭한다. 기본적으로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도 그것이 궁금한 누군가를 돕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진용진 채널의 핵심은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인간적인 부분에 있다.
사람을 돕든, 호기심을 해결하든, 다른 사람을 돕든, 항상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사정을 알아보는 과정이 있다. 거기에서 비롯되는 감동, 진솔함이 진용진 채널의 진짜 가치다.
‘사람을 돕는 유튜버’ 진용진 채널의 영상을 소개한다.
■ 동네마다 있는 1층 허름한 PC방 정체
580만뷰로 진용진 채널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다. 종종 골목길이나 대로변에 허름한 1층 PC방이 있다. 바둑이, 맞고, 포커 간판을 달고 있는데 보통 PC방들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진용진이 이 시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나섰다. 주 손님 층이 4~50대라 업주들이 젊은 사람의 출입을 막았지만, 숱한 시도 끝에 겨우 한 곳에 입장했다.
알고 보니 그곳은 현금과 포인트를 교환하여 카드게임을 하는 도박 PC방이었다. 오직 현금거래만 되며, 이 포인트로 점당 100, 300, 1000원 채널에 들어가서 다른 체인점에 있는 손님과 돈을 걸고 온라인 게임을 한다. PC방 측은 이 과정에서 생기는 수수료를 챙긴다. 따낸 포인트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업장에서 게임을 하는 건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다. 대신 돈을 따서 현금으로 바꾸는 순간 불법이 되는 구조였다. 진용진은 “법이 말장난 같다”며 씁쓸해했다.
■ 연예인들이 기부한 코로나 성금은 어디로 갈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명 연예인들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성금을 많이 기부했다. 하지만 뉴스에는 늘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나온다. 진용진은 성금이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섰다.
우선 스트리머 침착맨, 회사원A와 개인 기부자인 김은숙 할머니를 인터뷰했다. 하지만 기부자들은 프로젝트 모금 창구에 입금했을 뿐, 성금이 지금 어디에 사용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에 법정기관인 사랑의 열매에 직접 찾아가서 확인해봤다. 알고보니 성금은 마스크, 손소독제, 체온계 등 물품 뿐만 아니라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비용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금이 필요한 곳이 많기 때문에 어디에 사용할 건지 배분하는데 오래 걸린다. 다만, 사랑의 열매의 경우 홈페이지에 관련 장부를 자세하게 올려놓는다고 했다.
진용진은 당일 기부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생계가 끊긴 워킹맘과 무상급식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 인천 시민들을 위한 식품지원이 이뤄지며 성금이 뜻깊게 사용되는 모습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