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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 시대(9)

네이버의 '인플루언서 검색', '효율적소통'을 무기로 거대 플랫폼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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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입력 : 2020.03.28 06:24 ㅣ 수정 : 2020.03.30 09:37

2조원대 인플루언서 시장 두고 유튜브와 대결하나

20세기의 노동자는 기업에 소속됐다. ‘기업 노동자’는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했고, 소속된 기업을 발전시켰다. 이제 기업노동자는 감소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달노동자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을 포함한 지식노동자들도 각종 플랫폼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이미 글로벌 노동시장의 중심에 도달했다.이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하는 경제주체는 플랫폼 자체이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맞물려 빚어내고 있다.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와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삶의 근원적 변화’가 인공지능(AI)에 의한 ‘기존 일자리의 격감’이라는 복병을 만남으로써 가속화되는 거대한 전환이다. 뉴스투데이는 도처에 존재하는 플랫폼 노동 현상(1부)과 그 경제사회적 의미(2부) 그리고 정책적 과제(3부)에 대한 연중기획을 통해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인플루언서 검색 키워드 챌린지[사진제공=네이버]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직장인A씨는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했다. 초보 보호자로서 궁금한 점이 많아 네이버에서 반려견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 이 때 직장인A씨는 ‘강아지 훈련법’이 아닌 ' @ '표시를 붙인 채 반려 동물 인플루언서를 검색한다.

 

그러면 인플루언서 기본 정보뿐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블로그, 포스트,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창작물들이 한 번에 나타난다. 직장인A씨는 한 번의 인플루언서 검색으로 훈련법, 견종 특징, 털관리 등 여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특정 정보를 위해서는 샵(#) 키워드로 검색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홈트레이닝’을 검색하면 인플루언서들의 홈트레이닝 콘텐츠만 나온다. 다만, 두 가지 검색법 모두 모바일 창에서만 가능하다.

 

이는 네이버가 2월12일 정식 출범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 ‘인플루언서 검색’이다. 카테고리는 여행, 뷰티, 리빙, 푸드, 패션, 게임, 자동차, 스포츠, 반려동물, 육아 등 총 10개이며, 키워드는 1000개 이상이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네이버의 위기감으로부터 비롯됐다. 지난해 디지털 광고 미디어 조사업체인 '나스미디어'의 '2019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60%가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1위는 92.4%의 응답률을 보인 네이버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다. 그러나 유튜브 검색 비중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비중이 55.6%에 달한다. 빠르게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연령대별 유튜브 검색 비중은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전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10대 69.6% △50대 이상 66.6% △20대 59.2% △40대 57.8% △30대 53.3% 등의 순이다.

 

이같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빠른 성장 중심에는 인플루언서가 있다. 코트라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감을 느낀 네이버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플루언서 검색에서는 네이버 플랫폼과 외부 플랫폼 모두 확인 가능하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자체 플랫폼 내 검색만 가능했던 것과 차이점을 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네이버가 주요 검색 서비스를 한 곳에서 확인 가능한 ‘거대 플랫폼’이 된 셈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0월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20’에서 “(인플루언서 검색으로) 뉴스 구독처럼 창작자가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가 검색 상단에 노출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1만명 이상 창작자 지원 , 3000명 이상의 팬 확보해야 수익 창출 높은 광고 붙어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검색의 정식 서비스 출범 시 1만 명 이상의 창작자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 당시 지원한 2000여명의 창작자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인플루언서 검색을 찾는 이용자 또한 증가했다. 각 카테고리에서 인기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대체적으로 4000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25일 기준 7311명의 팬을 확보한 게임 분야 인플루언서도 존재한다.

 

인플루언서에게 팬 증가는 수익으로 연결된다. 300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는 홈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또한, 광고 효율성이 높은 프리미엄 광고는 3000명 이상의 팬을 가진 ‘우수 창작자’ 대상이다. 프리미엄 광고는 인플루언서 홈뿐 아니라 블로그 내 본문 등에도 노출이 가능해 높은 수익을 창출해준다. 

 

지난17일 네이버는 브랜드·기업과 우수창작자를 연결하는 ‘브랜드커넥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홍보효과를 누리는 대신 우수창작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네이버는 상반기까지 국내외 200여개 브랜드·기업과 브랜드 커넥트 제휴를 맺을 방침이다. 팬의 증가에 맞춰 브랜드커넥트 서비스의 수혜를 입는 인플루언서도 많아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특정주제에 꾸준히 콘텐츠 게시 △지속적인 키워드챌린지 참여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TV 채널을 함께 운영시 브랜트커넥트 선정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인플루언서 신청을 준비 중인 학생A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광고 시장이 거의 다 정해져있다”며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이 새로운 광고 수익 창출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인플루언서 신청은 ‘인플루언서 검색’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신청자는 지원 분야 및 희망 채널을 선택해야 한다. 희망 채널은 블로그,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중 복수 선택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전문 역량과 콘텐츠 품질, 채널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인플루언서 검색 키워드 챌린지[사진캡처=인플루언서 검색 페이지]
 

■조회수 순으로 상단에 노출···'역전 가능성' 제공이 과제?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는 특정 인플루언서의 팬이 많거나 조회수가 높을수록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캠핑'을 검색하면 조회수 1313회를 기록한 인플루언서가 조회수 1116회 인플루언서보다 위에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들이 팬 확보에 열을 올리게 되고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 인플루언서 팬이 되어달라는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이 서로 팬이 되어주는 문화가 있으며, 추후에 팬 취소로 일방적인 관계가 된 경우를 잡아내는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지난해 유튜브에서 이미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었다. 크리에이터들은 구독자에 따른 광고 수익이 다른 점을 이용했다. 구독을 유발하기 위해 구독자를 대상으로 각종 선물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서비스 약관에 금지 조항을 추가하며 제지에 나섰다.

 

한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블로그에 “키워드 검색에 빠르게 참여해서 1등을 선점한 상태라면, 아랫사람에게 역전당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며 “이미 정해진 순위에서 놀게 되는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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