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화장품업체 희비 엇갈리는 까닭은
주력 품목 바꾼 코스맥스 ‘맑음’…기존사업 고수 LG생건·아모레 ‘흐림’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인 클리오와 코스맥스는 신제품 출시나 주력 품목 변경을 통해 매출 타격이 크지 않은 반면 대기업이라 사업 부문의 신속한 변경이 쉽지 않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으면서 올해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24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클리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86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6%, 50.7% 증가한 수치다.
클리오는 최근 코로나19 여파에도 신제품의 잇따른 성공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게다가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색조 화장품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퍼펙트쿠션, 비타C세럼, 페리페라 잉크 더 에어리 벨벳 등의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클리오 관계자는 “2020년 SS 캠페인 신제품 중에서도 클리오 색조와 구달 기초 라인, 새롭게 육성한 인디 브랜드 등이 매출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면서 “외국인 고객 급감과 내수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상황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갔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맥스가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에 법인을 운영하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코로나19로 매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스맥스는 신속한 사업 선회로 위기를 극복했다. 코스맥스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지기 시작했던 지난 2월부터 손 소독제 생산과 판매에 집중했다.
그 결과 코스맥스의 1분기 손 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2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손 소독제 및 세정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매출의 약 10% 수준까지 기여하는 데 성공했다. 화장품 판매 부진을 위생용품으로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1분기 실적과 관련, “정확한 1분기 실적은 결산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며 “손세정제 부분의 경우 최근과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대비 올 상반기 매출이 3000% 늘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면세점 판매 비중과 중국에서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은 매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 중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 40%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뷰티업계는 대부분 중국 비중이 높아 중국 현지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큰 타격을 받았으며 면세점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실적 부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면서 “특히 지난달은 중국 현지 사업의 경우 매장 문을 닫은 곳이 50%에 달할 정도로 최악이었고 그나마 이달부터는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년 동기 대비 많이 미흡하다”고 전했다.
이어 나 연구원은 “최근 뷰티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손 소독제 같은 생활용품 쪽에 강점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은 화장품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중국 프리미엄 시장이 회복되면서 조금씩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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