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한국금융 김남구 등 코로나 급락장 속 과감한 주식매입 나선 경영인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가 속절없이 하락하는 가운데 과감하게 자사주 매입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대표가 거액을 들여 직접 장내에서 주식매입에 나서는가 하면 주가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19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매입시점은 지난 19일로 현대차 주식 13만9000주, 현대모비스 주식 7만2552주를 각각 사들였다.
이번 매입으로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1.81%에서 1.86%로 0.05%포인트 높아졌고 현대모비스 지분은 0.08%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매입에 대해 “최근 주가가 너무 하락해 주주권익 보호와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 외에도 이원희 현대차 사장과 서보신 사장이 시장에서 1391주와 4200주를 각각 매입해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도 주가하락에 맞서 자사 주식을 21만1000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3만2333원으로 총 68억원 규모다. 김회장 지분율은 기존 20.23%에서 20.61%로 소폭 늘어났다.
한국금융 측은 김 회장의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인한 투자자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선언하는 기업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삼보판지와 오디텍은 23일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코미코, 미코, 루트로닉, 클리오, 케이사인 등도 이날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증권사와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커스와 오스테오닉, 효성오앤비 역시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고 동일제강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회사임원을 비롯해 기업 차원에서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인한 공포감으로 거의 모든 주식들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투자자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