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모르는 KGC인삼공사의 비밀, 면세점에서 산 정관장 홍삼세품이 덜 쓴 이유는
모든 직업에는 은밀한 애환이 있다.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불가피함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그 애환을 안다면,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다. ‘JOB뉴스로 특화된 경제라이프’ 매체인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편집자주>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기능 식품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홍삼’은 면역력 강화에 좋은 식품이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면역력 강화를 위해 홍삼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제대로 홍삼을 섭취하려면 홍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삼제품으로 가장 친숙한 '정관정'을 생산하는 KGC인삼공사의 생산과정에는 흥미로운 점이 있다. ‘정관장’을 판매하는 판매 루트에 따라 제품의 성분은 조금씩 다르다.
판매 루트에 따라 성분이 조금씩 다른 게 품질의 상·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로서는 약간 기분이 나쁠수도 있다. 그러나 성분 차이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한 KGC인삼공사의 '세심한 배려'의 산물이다. 매장마다 서로 다른 타깃층이 있고, 이들의 서로 다른 입맛을 맞추기 위해 제조과정에서 '맞춤형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스틱형 홍삼제품의 경우 젊은 층이 타깃이기 때문에 쓴맛을 낮춘 제품을 출시한다”며 “이 과정에서 성분에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구매자가 많은 면세점 제품 또한 국내 제품과 성분에 차이가 있다. 국내 제품은 홍삼의 뿌리와 몸통으로 제품을 만드는 반면, 면세점 제품은 홍삼의 몸통만 들어간다.
이 관계자는 “국내 판매용 제품에는 홍삼의 몸통과 뿌리가 7대 3의 비율로 들어가지만, 외국인들을 겨냥한 면세점용 제품에서는 뿌리를 아예 넣지 않았다”며 “홍삼의 뿌리는 쓴맛이 강한데, 외국인들의 경우 이 쓴맛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사포닌’이 약효 결정?…비사포닌 계열까지 섭취하는 게 포인트
그렇다면 홍삼 뿌리와 몸통중 어느 부위가 더 효능이 좋을까. 인삼에 대해 지식이 있는 소비자들은 "뿌리에 사포닌 성분이 많이 들어갔는데, 뿌리를 뺐다면 효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면세점 정관장의 약효가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사포닌 성분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더 좋은 제품은 아니다”라며 “홍삼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사포닌과 비사포닌 계열 모두를 고루 섭취해야 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단순 사포닌 함유량으로 효능을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으로서 홍삼 제품의 기능 5가지를 인정하고 있다. 홍삼 효능의 기준이 되는 사포닌을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부르는데,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의 합이 일일섭취량 기준 3.0∼80㎎이면 '면역력 증진·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이 인정된다. 합이 2.4∼80㎎이면 '혈액 흐름·기억력 개선·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사포닌 성분으로 지표성분(Rg1,Rb1,Rg3)를 정한 것은 품질관리를 위한 기본 척도일 뿐, 효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홍삼 사포닌 계열은 홍삼 전체 성분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비사포닌 계열로 홍삼의 효능과 관련된 홍삼다당체, 열안정성 단백질, 페놀화합물 등이 있다”고 답했다.